[하반기 경기전망] 證市 3분기 중반부터 상승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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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주식시장은 "1.4분기 상승,2.4분기 조정"의 모습을 보였다.
작년 미국 9.11테러 이후 10월부터 올 3월까지 6개월간 강력한 상승 랠리를 펼쳤던 증시는 반도체 D램가격 하락세와 함께 4월부터 6월까지 석달간 조정을 받았다.
작년 9월17일 468.76포인트에서 지난 4월18일 937.61로 6개월만에 두배로 치솟는 "괴력"을 보였지만 미국 IT(정보기술) 기업의 실적 악화와 회계조작 적발 등 "외풍(外風)"과 국내 수급불안 요인에 발목이 잡혔다.
증권 전문가들은 증시 하락세의 근본 원인이 외부에 있고 주가가 충분히 떨어져 가격 메리트가 발생한 만큼 중장기적인 투자자에게 3.4분기는 우량종목을 싸게 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입을 모은다.
3.4분기는 주식매수 기회=과거 증시의 기록을 뒤져보면 매년 3.4분기가 변동성이 가장 큰 시기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서울증권에 따르면 1997년 아시아의 외환위기,98년 개발도상국의 금융위기,2000년의 나스닥 버블(거품) 붕괴,2001년 미국의 9.11테러 등이 모두 3.4분기에 발생했다.
3.4분기 증시 변동성이 컸지만 조정보다는 상승쪽이 더 많았다.
1987년 이후 대세 상승의 시작은 모두 3.4분기에 나타났다.
동양증권 박재훈 투자전략팀 차장은 "보통 상반기에 국내 기업들이 설비투자를 하고 하반기가 시작되는 3.4분기부터 투자의 효과가 나타난다"며 "국내 증시에 큰 영향을 주는 반도체 경기도 2.4분기 비수기를 지나 3.4분기 미국 학교의 학기시작 함께 회복된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외 경기와 기업실적도 올 상반기보다는 하반기로 갈수록 더욱 회복세가 완연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S&P 500대 기업의 경우 올 1.4분기 영업이익증가율이 마이너스 11.4%였지만 2.4분기에 플러스 3.0%로 반전됐고 3분기에는 더욱 개선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국내 76개 대기업의 3.4분기 매출(77조9천6백60억원)과 영업이익(10조7천1백80억원)도 전분기보다 각각 2.0%와 9.9%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주요 기업의 자기자본이익률(ROE,순이익/자기자본)도 채권수익률(금리)을 크게 웃돌아 채권보다 주식의 메리트를 한층 높여주고 있다.
삼성증권은 1백53개 주요 기업의 올해 예상 ROE가 16.1%인데 비해 회사채수익률(3년만기)을 연 7.6%로 추정했다.
주5일 근무제,아시안게임,대통령 선거,S&P의 한국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 가능성 등 다양한 테마가 있는 점도 하반기 증시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한국주식 시장 저평가=대우증권 분석에 따르면 과거 10년간 한국의 주식시장은 다른 신흥시장의 주가수익비율(PER,주가/주당순이익)보다 평균 18% 정도 프리미엄을 받아왔다.
하지만 올 6월말을 기준으로 신흥시장 평균치에 비해서도 20% 정도 할인된 상태다.
PER는 낮을수록 실적(주당순이익)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증권거래소가 1993년부터 올 2월까지 주요 9개국의 평균 PER를 조사한 결과 한국은 8위를 기록했다.
한국 상장기업의 평균 PER는 16.6배로 나머지 8개국 평균 PER인 30.1배의 절반 가량에 불과했다.
미국(22.2배)과 영국(19.6배),독일(19.0배)은 물론 대만(26.1배) 싱가포르(21.8배)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서도 훨씬 낮았다.
1992년부터 올해까지 10년간 주가가 본질가치(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감안한 기업의 내재가치)를 계속 밑돌고 있을 정도로 저평가됐다.
최근 10년간 상장기업(최근 5년간 순이익및 배당실현기업 1백25개사 기준)의 평균 본질가치는 5만1천6백69원인데 비해 평균 주가는 3만7천5백66원으로 주가가 본질가치에 훨씬 못미쳤다.
2000년부터 3년간 자산가치는 9만1천2백86원,10만1천7백99원,13만6천2백94원으로 높아졌지만 주가는 5만8백88원,4만4천4백75원,6만2천5백90원으로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개선되는 수급여건=외환위기를 겪으면서 한국 증시의 수급 구조가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중장기 투자자인 외국인과 기관의 주식보유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반면 유상증자 등 물량공급은 줄어드는 추세다.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통해 빚은 줄이고 현금은 쌓아두는 내실경영으로 증시에서 자금을 조달해야 할 필요성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저금리 기조의 정착으로 은행예금과 채권쪽에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 힘들어진 점도 증시로의 자금 유입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하반기에는 상반기와 달리 증시의 수급불안 요인으로 작용했던 정부의 공기업 지분 매각도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한투증권은 "올 하반기에는 조흥은행 6천억원 DR(주식예탁증서)발행,서울은행 4천억원 지분 매각,대한생명 1조원 수준 매각 등을 제외하고 주식시장에 물량 압박으로 작용할만한 규모의 민영화 계획이 없다"며 "정부가 한국전력과 가스공사의 민영화 및 우리금융 등 금융회사에 대한 정부지분 추가매각 작업을 2003년에 이후에 연차적으로 실시키로 한 점도 하반기 증시 공급물량에 대한 부담을 낮추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전략=증시 전문가들은 우량주 위주의 중장기 투자를 주식 투자의 "해법"으로 제시한다.
대신경제연구소 김영익 투자전략실장은 "3분기 주가는 750~940사이의 박스권에 머물다 4.4분기에 1,150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실장은 "3.4분기 중반 이후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이 주가 상승의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경기 민감도가 높은 전기전자 은행 증권 업종과 수출탄력도가 높은 화학,실적호전이 예상되는 통신업종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려 장기 보유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2.4분기 실적호전 종목인 삼성전자 삼성정밀 삼영전자 한미약품 계양전기 오성엘에스티 태산엘시디 CJ39쇼핑 서울반도체 자티전자 유일전자 LG홈쇼핑 레이젠 등을 유망 종목으로 꼽았다.
한투증권은 경기회복 관련주 저평가 중소형주 엔터테인먼트 관련주 주5일근무 관련주 보안 관련주 반도체주 추석특수 관련주 아시안게임 수혜주 국가신용등급 상향 수혜주 선거 관련주 등을 하반기 예상 테마종목군으로 선정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