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16:46
수정2006.04.02 16:48
서해에서 29일 오전 남.북 해군간 교전이 벌어져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다는 소식에 전국이 경악했다.
터키와의 월드컵 3.4위전을 앞두고 응원준비로 주말을 여유롭게 보내던 국민들은 날벼락같은 뉴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특히 지난 99년 6월에도 교전이 있었던 서해 5도서 주민들은 긴장감과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한채 이번 교전으로 꽃게 및 까나리 조업이 상당기간 중단되지 않을까 우려했다.
.우리나라의 월드컵 마지막 경기를 10여시간 앞두고 서해교전소식이 전해지면서 터키와의 3.4위전이 열린 대구의 시민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한국-터키전을 응원하기 위해 대구를 찾은 붉은 악마 박수관씨(23.서울 관악구 신림동)는 "우리 대표팀이 월드컵 4강에 진출해 전세계가 한반도를 지켜보고 있는 역사적인 순간에 남.북한이 군사적으로 충돌,대외적인 이미지에 먹칠을 하게 됐다"며 안타까워 했다.
.월드컵 3.4위전 길거리응원을 위해 시청앞 광장과 광화문 등 서울시내 곳곳을 메웠던 시민들도 대형전광판으로 전달되는 뉴스속보를 지켜보며 걱정스런 표정을 지었다.
김용일 "붉은 악마" 서울지회장은 "월드컵이라는 세계인의 축제중에 교전이 발생해 상당히 유감스럽다"며 "경.평축구 부활을 합의한 지 며칠되지도 않아 사상자까지 발생해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일부 시민들은 지난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화해.협력 분위기에다 남측의 지속적인 대북지원정책에도 불구하고 "무력도발"을 감행한 북측의 태도에 몹시 분개했다.
신혜식 민주참여네티즌연대 대표는 "이번 사건은 북한이 햇볕정책을 통해서도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회사원 김용선(32)씨도 "남한이 모처럼 잔치분위기를 즐기고있는데 이런식으로 재를 뿌리는 북한을 어떻게 한민족.한핏줄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도 불구하고 남북간의 발전적인 관계를 손상시켜서는 안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한국노총 이정식 기획조정실장은 "현재 정확한 진위는 알수 없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 답방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너무 불행한 일이 발생했다"며 "남북 당국은 진상을 분명히 규명하는 한편 사태재발 방지를 위해 슬기롭게 대처해가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함께하는 시민행동"의 하승창 사무처장은 "최근 북한이 월드컵 한국전을 TV로 방영하는 것을 보면 의도적일 가능성은 적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대전의 육.해.공 3군 본부는 지휘관을 중심으로 비상체제에 들어간 가운데 각군 수뇌부는 부대별 지휘권을 강화하고 합참의 지시를 기다리며 각종 지원준비에 전력을 기울였다.
해군작전사령부와 해군기지사령부 등 해군의 주요 시설이 밀집돼 있는 경남 진해시 일대는 이날 교전사태 이후 비상령이 내려진 가운데 장병들의 외출과 외박,면회가 전면 금지되면서 주말답지 않게 한산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충남 태안해양경찰서는 남.북간 교전 상황을 관내 경비함정에 즉각 전달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경계 강화를 지시했다.
해경은 그러나 교전지역으로 부터 다소 거리가 있는 충남도내에서 조업중인 어선에 대해서는 안전지역 대피 등 별도의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
대천해수욕장 개장식도 이날 오후 6시에 예정대로 진행됐다.
< 사회부 종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