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가 소폭 하락하고 나스닥이 소폭 오르는 보합세를 보였다.


하지만 뉴욕증시는 "용궁갔다 왔다"는 표현이 꼭 맞을 정도로 거의 사망 일보직전까지 갔다가 살아 돌아왔다.


26일(현지시각) 뉴욕증시는 사상 최대의 회계사기극으로 평가되는 장거리 전화사업자 월드컴의 이익부풀리기가 드러나면서 오전한때 지수가 수직하락했다.


다우는 장중 200포인트 가량 빠지며 작년 10월이후 처음으로 9000선이 붕괴됐고 나스닥도 4년전인 98년 10월수준으로 돌아가는 등 투자자들은 거의 투매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장끝 무렵 주가가 급반등하면서 다우는 낙폭을 6.71포인트(0.07%)로 줄인 9,120.11에 장을 마감했다.


3% 이상 추락했던 나스닥은 오히려 5.34포인트(0.38%) 오른 1,429.33을 기록했다.


S&P500은 2.61포인트(0.27%) 떨어진 973.52였다.


주가가 지옥과 천당을 왔다갔다 한 탓에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 20억주, 나스닥 20억5천만주로 평소보다 훨씬 많았다.


월가 전략가들은 "사상 최악의 낙폭을 반나절도 못돼 뒤집은 것을 보면서 바닥권이 확인된 것 아니냐는 견해가 빠르게 퍼지고 있다"며 "증시가 지난 6주간 계속됐던 침체에서 벗어날 가능성도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날 내구재주문과 신규주택판매 등의 경제 지표들이 모두 예상치를 웃돌고 연준리가 금리수준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발표한 것도 앞으로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되고 있다.


이날 초반 폭락은 전일 장끝난뒤 발표된 월드컴의 사상최대 회계사기사건이 직격탄이었다.


전일 시간외거래에서 90%가까이 폭락한 월드컴은 이날 거래정지되었다.


월드컴 쇼크로 같은 통신주인 AT&T와 SBC커뮤니케이션도 각각 3.32%, 0.34% 하락했고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분식회계를 조사중인 것으로 월스트리트저널에 보도된 퀘스트커뮤니케이션이 무려 57.28% 폭락했다.


통신장비업체들도 약세를 면치못했다.


주니퍼네트워크스(18.44%) JDS유니페이스(10.59%) 루슨트테크놀러지(19.80%)등이 모두 큰 폭으로 떨어졌다.


월드컴에 최대 채권자인 시티그룹이 5,42% 하락하는 등 이 회사에 돈을 많이 빌려준 JP모건과 뱅크오브아메리카도 각각 4.37%, 3.68% 떨어지는 후폭풍을 맞았다.


후반 반등은 역시 우량 대형주들이 이끌었다.GE가 2.72% 올랐고 마이크로소프트도 2.23% 상승하며 죽어가던 증시를 살려냈다.


최근 약세를 보이던 제약주들도 이날 모처럼 동반상승하면서 증시 반등에 도움을 주었다. 머크와 존슨앤존슨이 각각 2.61%, 1.50% 상승했으며 화이자도 4.23% 급등했다.


생명공학업체인 임클론의 주식을 내부자거래를 통해 매각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마사스튜어트리빙은 연방수사당국이 조사범위를 확대하고 있다는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로 이날도 23.53% 급락했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