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주요 신문들은 26일 전날 치러진 한국-독일간 준결승전에서 한국이 석패한 소식을 일제히 1면 머리기사에 올렸다. 신문들은 일본대표팀이 8강진출에 실패했을 때와 비슷한 크기로 '한국 결승에는 진출못해'라는 제목을 뽑고 사회면과 스포츠면 등에 해설기사 및 한국의 표정 등을 곁들여 크게 보도했다. 아사히 신문은 "월드컵 개막전에는 일본만 16강에 올라가면 어떻게 하느냐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그러나 정작 뚜껑을 열어본 결과 한국은 16강에 머문 일본을 훨씬 뛰어넘는 쾌거를 이뤘다"고 밝혔다. 마이니치신문은 "한국은 아시아국가로 첫 결승진출을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승부혼을 보여줬다"며 "한국 축구는 역시 정신력이 강했다"고 전했다. ○…'서울은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붉은 악마들은 패배를 가슴에 담고, 쓰레기를 주워 응원장을 떠났다.' 베이징 천바오(晨報)는 26일 한국팀이 결승진출에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한국인은 자랑스럽게 선수들을 성원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실력있는 자만이 정상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은 영원한 진리"라며 "한국은 그 점을 보여주었다"고 전했다. 신문은 또 "중국 일각에서 한국은 편파 판정으로 아시아에 치욕을 안겨줬다는 지적이 있다"며 "그러나 수십년 동안 유럽에 억눌렸던 아시아축구에 새로운 힘을 준 한국에 고마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영 인민일보도 이날 '한국 팀이 시사하는 것(韓國隊的啓示)'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국은 졌으나 독일에 전혀 손색이 없었다"며 "한국은 4강에 진출할 수 있는 충분한 자격이 있음을 보여주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한국팀은 한 골을 허용한 후에도 전혀 꺾이지 않는 패기를 보여주었다"고 전하고 "중국 축구가 한국팀의 투지를 반드시 배워야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독일에 아쉽게 패해 결승진출 티켓을 놓친 25일 한국-독일간 준결승의 일본내 시청률이 48.3%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수치는 이번 대회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일본대표팀의 러시아전(66.1%)과 벨기에전(58.8%)보다는 낮으나 일본-터키전(45.5%)보다는 높다. 또 외국팀간 대결 가운데서도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일본의 한국에 대한 커다란 관심을 보여줬다. ○…안정환은 한국내에서 단순한 축구선수라기보다 대스타로 대접받을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5일 보도했다. 신문은 한때 히딩크 감독이 신통치 않게 평가했던 안정환이 이번 월드컵 경기에서 잇따라 수훈을 세운 얘기와 이탈리아팀을 패배시킨 후 소속팀인 페루자에서 쫓겨날 뻔 했다가 국제적인 압력 때문에 페루자가 다시 그를 기용키로 한 일들을 자세히 소개했다. ○…프랑스 축구계에서 대표팀 미드필더 지네딘 지단(30)의 부상 책임을 놓고 논란이 분분하다. 프랑스 대표팀이 무득점 16강 탈락이란 충격을 안고 귀국한 지 벌써 2주일이 지났지만 지단이 부상한 경기인 지난달 26일 한국과의 평가전에 그를 꼭 출전시켰어야 했느냐를 놓고 대표팀 주치의와 축구계 인사들이 입씨름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명장인 아스날의 아슨 웽거 감독이 프랑스대표팀의 어리석은 선수 기용을 비판하고 나서 논란에 기름을 끼얹었다. 이에 대해 프랑스 대표팀의 장 마르셀 페레 주치의는 26일 "지단의 부상은 한국전에 나오지 않았더라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종류의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이 준결승에서 독일의 저항에 걸려 결승 진출에 실패한 데 대해 AP통신 등 전세계 주요 외신들은 "질주가 끝났다"거나 "꿈이 깨졌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외신들은 한국이 4강에 오른 것만 해도 대단한 위업을 이룬 것이라고 평가하고 특히 '붉은 악마'를 비롯한 한국 관중의 관전 매너에 대해 일제히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AP통신은 25일 "월드컵 판도에 엄청난 이변을 일으킨 한국의 돌풍은 결승 문턱에서 좌절됐다"며 "그렇다고 해서 이날 패배가 실망스러운 것은 아니었다"고 타전했다. 도쿄=양승득·뉴욕=육동인·베이징=한우덕.파리=강혜구 특파원,조재길 기자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