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서 자카르타까지 '함성' .. 한.독戰 이웃들 응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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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하마행은 좌절됐지만 태극전사들은 아시아 대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한국팀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아시아 최초로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룩한 한국 대표팀이 25일 한국-독일전에서 0-1로 석패했지만 한국팀에 대한 아시아인들의 성원은 식을 줄 몰랐다.
아시아 축구팬들은 한국팀은 역시 '아시아의 자존심(Pride of Asia)'이었다며 박수를 보냈다.
◆ 일본 =한국의 결승 진출을 한국인들만큼 염원했던 일본 축구팬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일본팀이 8강 진출에 실패한 이후부터 붉은 악마로 변해 한국팀을 열렬히 응원했다.
KOTRA 도쿄무역관에 근무하는 신태철씨는 "한-독전이 열린 이날 일본인들은 코리아타운에서 교민들과 하나가 돼 '필승 코리아'를 외쳤다"며 "일본인 응원단중 일부는 한국팀의 패배에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고 전했다.
한국팀을 응원하기 위해 직접 한국까지 날아온 일본인들도 아쉬워했다.
24일 입국한 도키모리 도시요키씨(36)는 "일본팀의 탈락으로 시들해진 월드컵 열기를 느끼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며 "붉은 악마들과 함께 한국팀을 원없이 응원했다"고 말했다.
◆ 홍콩 =홍콩의 공중파 방송사들은 한국 축구팀을 '아주지광(亞州之光)', 즉 '아시아의 빛'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홍콩의 정론지 중 하나인 '신보(信報)'도 '아시아의 자랑'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한국 축구가 이만큼 빨리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IMF를 빨리 극복한 경제력이 원동력이 됐다'고 소개할 정도로 한국 축구에 대한 애정을 나타냈다.
홍콩 한인회와 영사관측은 한-독전 때 하버플라자노스포인트 호텔에 그랜드볼룸을 빌려 응원전을 벌였으며 홍콩 현지인들도 대거 동참했다.
미국계 통신사 서울 사무실에 근무하고 있는 김희진씨(26.여)는 "요즘 매일 홍콩 친구들로부터 붉은 티셔츠를 보내달라는 전화를 받고 있다"며 "우리 축구와 붉은 악마가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 베트남 =한국 4강 진출이 확정되던 날 KOTRA 지사에 화환을 보냈던 베트남 ITPC와 투자 관련 업체들은 독일에 패한 한국팀에 위로의 말을 잊지 않았다.
베트남인들은 이날 빨간 티셔츠를 입고 자발적으로 아시아 대표팀을 응원했는데 독일의 힘에 밀려 패배해 아쉽다는 반응들.
베트남인들은 그러나 여전히 거리에서 한국인을 만나면 엄지 손가락을 세우며 '최고의 팀(The Best Team)'이라고 치켜세운다는게 교민들의 전언이다.
◆ 미얀마 =KOTRA 양곤 무역관의 김준규 과장은 "현지인들은 태국 채널을 위성에서 받아 중계하는 레스토랑에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 한국팀을 응원할 만큼 열광적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미얀마인들이 1970년 '박스컵'(박정희 대통령컵)까지 기억하고 있을 만큼 한국축구에 관심이 많았다"며 "독일에 비록 패했지만 한국이 명실공히 '아시아의 대표'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는 교민들과 현지인들이 하나돼 한-독전을 응원했다.
이채정 KOTRA 자카르타 무역관장은 "월드컵 때문에 백화점 매출이 줄어들 정도로 인도네시아에서도 한국팀에 대한 관심이 많았는데 독일에 지자 현지인들도 교민들과 함께 슬픔을 나누고 있다"며 "그러나 한국의 4강 진출에 대해 인도네시아인들은 아시아의 위상을 높였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이 관장은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광장 등에서 한국을 열심히 응원했다"고 말했다.
◆ 말레이시아 =공중파 방송과 유선방송 ASTRO를 통해 월드컵 전 경기를 생중계하는 말레이시아는 월드컵 초반만 해도 한국에 대한 큰 관심은 기울이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이 4강에 진출하자 한국에 대한 인지도가 크게 올라갔다.
콸라룸푸르의 한 교민은 "요샌 한국인이라고 하면 이곳 사람들이 큰 관심을 보이며 축하 인사를 건넨다"며 "한국이 아시아의 자존심을 살려주길 바라는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 태국 =일간지 방콕포스트는 24일 2개면을 할애해 한국 대표팀 관련 특집 기사를 실었다.
22일자에도 1면 톱기사로 붉은 악마 응원소식을 자세히 전한 이 신문은 "한국이 예상을 깨고 4강에 진출, 아시아의 위상을 높였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 영국과 일본 축구에만 흥미를 느꼈던 태국 사람들은 4강 신화를 이룩한 한국 축구에 대해 큰 관심을 갖게 됐다는게 현지 교민들의 반응이다.
< 사회부 종합 soci@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