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25일 한국과 독일간 4강전 결과에 대해 선수들의 소진된 체력부담이 패배의 직접적인 이유였다고 한 목소리로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 축구의 가능성을 확인했고 이를 토대로 앞으로 한국 축구의 나아갈 길과 보완해야 할 문제들을 조목조목 따져 진정한 월드컵 4강 진출국으로의 위상을 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창선 경희대 감독= 현장에서 지켜본 결과 선수들은 지나친 격전에서 제대로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했다. 특히 김태영과 최진철 홍명보 등 수비진은 상대 스트라이커 클로제와 노이빌레의 스피드,제공권을 차단하는데 힘이 부쳐 보였다. 특유의 미드필드 압박에도 실패했다. 녹슨 전차군단이라고 해도 역시 독일은 위력적인 팀이었다. 노련한 경기 운영과 탄탄한 수비가 돋보였다. 우승은 한 두가지의 장점만으로는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한국은 위대한 전진을 이뤘다. 선수들의 노력,국민들의 뜨거운 성원,히딩크 감독의 지도력으로 여기까지 왔지만 이것은 끝이 아니다. 한국축구가 한단계 도약하기 위해 이제부터 시작하는 기분으로 장기적인 플랜을 세워 엘리트 선수의 저변확대,활발한 해외교류,프로축구의 활성화 등을 꾀해 4년후,8년후를 대비해야한다. 김호 수원 삼성 감독= 더 이상 바랄게 없을 정도로 잘한 경기였다. 계속된 경기로 체력이 떨어졌고 이로 인한 집중력과 기동성 저하로 한순간 수비에 허점이 생겨 실점한게 아쉬울 뿐이었다. 최진철 홍명보가 교체돼 나가면서 수비에 구멍이 생긴 게 실점의 결정적인 원인이었다. 하지만 선수들이나 코칭스태프 모두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한 경기였다. 12번째 선수들인 붉은 악마의 성원에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싶고 이들의 성원이 있는 한 한국 축구의 미래는 밝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독일은 세계를 제패했던 팀 답게 저력을 보여줬다. 조광래 안양 LG 감독= 전반에는 안정된 수비라인을 바탕으로 미드필드의 주도권을 잡고 경기를 잘 풀어갔다. 하지만 후반들어 교체 선수들이 들어오면서 미드필드 주도권을 빼앗겼고 저조한 플레이를 할 수 밖에 없었다. 후반에 최진철 대신에 이번 대회에서 한 경기도 뛰지 않았던 이민성을 넣기 보다는 유상철을 아래로 내리고 이을용이나 윤정환을 기용해 허리를 보강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지친 체력을 갖고도 체력이 좋은 독일 선수들과 잘 싸운 후배들이 자랑스럽다.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 축구가 확실하게 발전했고 무한한 가능성을 확인할수 있었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