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도, 붉은 악마도, 우리 모두 최선을 다했다.' '아쉽지만 자부심은 크다.' '승패를 떠나 우리는 당당하다.' 25일 밤 10시22분.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온 국민은 잠시 아쉬움과 안타까움에 잠겼다. 하지만 비통도 잠시 월드컵 4강 금자탑을 이룬 국민답게 자제력을 발휘했고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한국은 0-1로 패배, 결승 진출에 실패했지만 국민들은 4강 신화를 이뤄낸 태극전사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시민들은 "비록 경기에는 졌지만 한국은 그 이상의 값진 '승리'를 거두었다"고 자위했다. .한국팀의 패배가 확정되자 서울시청 앞과 광화문 등에 운집한 응원단들은 아쉬움 속에 한동안 말을 잃었다. Y대 대학원 배모씨(26)는 "16강전부터 시작된 잇따른 연장전으로 한국 선수들의 체력이 많이 떨어진 것이 문제였다"며 "하지만 정신력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한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직장인 강모씨(33)는 "몇 차례의 심판 판정 논란으로 한국팀이 '역차별'을 받은 것 같다"며 "하지만 오늘 경기로 그동안의 실력을 새삼 인정받았다"고 강조했다.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보며 응원을 펼친 붉은 악마 김인호씨(23.대학생)는 "비록 아쉽지만 더이상 우리 선수들에게 무엇을 바라겠냐"며 "남은 3.4위전에서 반드시 한국이 3위를 달성할 수 있도록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주민 2천5백여명과 함께 부산 부산진구 개금3동 신개금 LG아파트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응원한 김영호씨(48)는 "선수단과 주민들이 뜻을 함께 하면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니 경기에 져도 흥이 난다"며 "오는 30일 치러지는 3.4위전이 끝나면 세상 사는 맛이 없어질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한국팀의 결승행이 좌절되자 도청 앞과 금남로 등 광주시내 16개 거리 응원장의 응원단들은 아쉬움 속에서도 그동안 대표팀이 기대 이상의 선전을 보여준데 박수를 보냈다. 가족과 함께 도청앞 거리 응원에 나선 회사원 양모씨(47.광주시 동구 계림동)는 "한국이 비록 졌으나 그동안 잘 싸웠다"며 "살아오면서 가장 가슴벅찬 감격을 안겨준 히딩크 감독과 대표팀에 박수를 보낸다"고 한마디. .대전 엑스포과학공원 남문 광장에서 응원했던 5만여명의 시민들은 경기가 종료된 뒤에도 한동안 자리를 뜨지 않은 채 "대~한민국"을 외치며 아쉬움을 달랬다. 일부 여성들은 하염없는 눈물로 이날 경기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했다. 시민 구자룡씨(45.대전시 서구 둔산동)는 "한국팀이 이탈리아 스페인과 연장전까지 가는 격전을 치르면서 힘을 너무 소진한 것 같다"며 "그러나 4강 진출은 우리의 목표를 초과 달성한 것으로 우리 선수들이 너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한국의 결승 진출이 좌절된 순간, 거리 응원전을 펼치던 40여만명의 인천 시민들은 아쉬움과 함께 태극전사들의 투지에 찬사를 보냈다. 10만여명이 운집한 인천 문학경기장과 야구장에서는 붉은 악마와 축구팬들이 뒤엉켜 비록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오! 필승 코리아'를 연호했다. 수많은 관중들은 아쉬움의 눈물을 흘리며 한동안 자리를 뜰 줄 몰랐다. 인천 시내에 대형 전광판이 설치된 10개 거리 응원 장소에서는 태극기를 흔들며 4강 신화를 이룩한 태극전사들의 투지에 박수를 보냈다. 문학경기장 앞 도로를 비롯한 시내 주요 도로는 그동안 투혼을 발휘했던 선수들을 위로하며 3.4위전에서의 승리를 기약하는 차량들의 경적이 끊이질 않았다. .월드컵 축구 4강전에서 한국대표팀이 독일팀에 패배하자 대구 시민들은 아쉬워하면서도 한국팀의 선전에 박수를 보냈다. 서경민씨(32.주부.대구시 동구 검사동)는 "우리 선수들이 있는 힘을 다해 뛰는 것을 보며 경기 내내 가슴을 졸였는데 안타깝다"면서도 "그토록 기원했던 16강을 넘어 4강이라는 금자탑을 세운 선수들이 너무 장하다"고 말했다. 전광면씨(44.대구상의 홍보과장)는 "우리 선수들은 너무나 잘 싸웠다"며 "이번 월드컵에서 이룩한 4강 신화로 우리나라의 위상과 신인도가 세계에서 엄청나게 올라간 만큼 이를 대외 교역관계에 적극 활용해 수출 확대를 꾀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 사회부 종합 soci@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