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25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독일 축구 대표팀간의 월드컵 4강전을 전두환 김영삼 두 전직 대통령과 함께 관전했다. 이날 김 대통령 내외 왼편에 전두환 전 대통령 내외,그 왼편에 김영삼 전 대통령 내외 순으로 앉아 응원했다. 김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의 대면은 지난 2000년 5월9일 김 대통령의 초청으로 청와대에서 부부 동반으로 만찬을 함께 한 이후 2년1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월드컵 개막식에는 자신이 대통령 재직 때 월드컵 축구대회를 유치했음에도 불구하고 불참했다. 이날 전두환 전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은 경기시작 30분전 휴게실에서 만나 인사말 없이 악수를 나눴다. 귀빈석에 앉은 뒤에도 시선조차 돌리지 않고 서로를 외면했다. 로열박스 귀빈들은 김 대통령이 입장하자 모두 일어나 환영했다. 그러나 김 전 대통령은 계속 앉아 있다가 부인 손명순 여사가 팔을 잡아끌자 그제서야 일어났다. 경기가 끝난 뒤 김대중 대통령은 "아쉽지만 우리는 잘 싸웠습니다.우리 선수들과 히딩크 감독은 우리들의 영웅입니다.이번에 보여준 국민 여러분의 열광과 역량을 살려 국가 융성을 위해 새로운 도전에 나섭시다"라고 말했다. 김영근 기자 yg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