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 '부시 독트린'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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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안보차원에서의 '부시 독트린'이 점차 구체적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새로운 독트린의 핵심은 미국 국가안보 개념이 '단순견제에서 적극적 공격'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며 이는 20여년 만에 가장 커다란 변화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취임후 이전 행정부와는 다른 국가안보전략을 수립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9·11테러 이전까지는 빌 클린턴 전 행정부와 차별화된 안보플랜을 내놓지 못했다.
만약 앨 고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더라도 9·11테러 직후에 취한 일련의 조치는 부시 행정부와 별 차이가 없었을 것이다.
냉전시대 안보개념의 초점은 (핵무기 등 보유에 의한) 전쟁억제(deterrence)와 견제(containment)였다.
하지만 미국에서 테러위협이 고조되면서 부시 행정부의 안보전략은 '단순견제'에서 '선제공격'으로 바뀌고 있다.
'견제국경'이 없어지고 공격자들의 국적 또한 불분명해지면서 억제와 견제라는 전통적 개념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얼마전 워싱턴에서 일명 '더러운 폭탄'(dirty bomb)으로 불리는 방사능무기를 이용,테러를 자행하려던 이슬람 극단주의자가 체포되면서 부시 대통령의 안보개념은 더욱 '적극적 선제공격'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부시 대통령의 국토안보부 신설구상도 궁극적으로 선제공격을 통해 미국의 안보를 지키겠다는 구상이다.
부시 대통령은 이달초 웨스트포인트 사관학교 졸업식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의 세계에서 안전을 확보하는 유일한 길은 행동하는 것"이라며 "미국은 분명 행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테러분자와 테러국가에 대해 선제공격을 취하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이미 고위안보 보좌관들에게 선제공격을 골자로 하는 새로운 국가안보전략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구체적 부시 독트린은 오는 8월께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부시 독트린의 첫번째 목표물은 이라크가 될 것이란 게 대체적 시각이다.
냉전시대 안보측면에서 미국의 유일한 걱정거리는 소련이었다.
소련은 핵을 무기로 이런 저런 구실을 내걸며 끊임없이 미국을 괴롭혔다.
하지만 당시는 적의 개념이 분명했고 미국의 안보당국은 강온 양면책을 적절히 써가며 비교적 무난하게 소련의 위협에 대처했다.
하지만 오늘날 미국에 대한 위협은 냉전시대와는 다르다.
적들의 세력은 소련보다 훨씬 약하지만 형태가 다소 모호하고 국적도 불분명하다.
미국으로서는 예측키 어려운 위협을 사전에 차단해야 하는 부담이 생긴 것이다.
따라서 부시 독트린의 핵심은 잠재적 위협세력을 파악하는 능력을 확충하는 한편 상대방이 구체적 행동을 개시하기에 앞서 선제공격으로 테러세력을 제거하는 것이다.
이는 부시 행정부가 국방 및 신무기개발에 더 많은 돈을 쏟아부을 것이라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부시 독트린이 성공을 거둘지는 미지수다.
테러의 성격상 사전감지가 어려운데다 국제사회의 비난 또한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자칫 부시 독트린은 본래의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부작용만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정리=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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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미국 민간싱크탱크 렉싱턴연구소의 최고운영책임자 로렌 B 톰슨이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The Bush Doctrine'을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