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4분5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21일 대선기획단 인선을 매듭짓는 등 '노무현 후보-한화갑 대표체제'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핵심당직자들이 이날 최고위원회의 운영방식을 비판하며 당직을 사퇴하거나 당무거부 의사를 밝히고 나섰다. 게다가 김홍일 의원 탈당문제를 놓고 당내 갈등이 재연되는 모습을 보였다. ◆ 대선기획단 구성 =노 후보와 한 대표는 이날 조찬간담회에서 대선기획단 단장에 문희상, 부단장에 이낙연 의원을 선임한 것을 비롯 기획위원과 6개 기획실 실장을 확정했다. 당내홍을 일단락짓고 노-한 체제를 강화하려는 포석이다. 기획위원으론 임채정(위원장) 김경재 김한길 배기선 설훈 송훈석 조성준 강운태 김효석 이종걸 의원이 선임됐다. 또 전략기획실장에 이강래, 조직기획실장 김덕배, 정책기획실장 정세균, 홍보기획실장 김택기, 미디어기획실장 강성구, 전자홍보기획실장엔 허운나 의원을 각각 임명했다. 정범구 대변인은 인선기준에 대해 "철저하게 일 중심으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인선 결과를 보면 노-한 체제를 지지하는 인사들이 대부분인 데다 후보.지도부 사퇴를 주장하거나 이인제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은 모두 배제돼 당의 화합을 이루는 것과는 거리감이 있다. ◆ 당직자 사퇴파문 =김원길 사무총장은 6.13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김 총장은 성명을 통해 "총장직을 그만 둔다고 해서 선거참패의 과오가 씻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백의종군 하는게 도리라고 생각한다"며 물러났다. 정범구 대변인은 "당 표류의 상당한 책임을 최고위원들이 져야 한다"며 "현 집단지도체제에서는 당직자들이 소신을 갖고 일할 수 없기에 대표에게 사퇴의사를 밝혔다"고 가세했다. 박병윤 정책위 의장도 "최고위원회의는 재신임 후 당의 근본적인 개혁은 거부하고 소모적 논쟁만 거듭하고 있다"며 "비상사태에 준하는 의사결정방식으로 전환하지 않을 경우 당무를 거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의장의 이같은 발언은 조속히 지도부책임문제를 매듭짓고 선대위체제로 가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한 대표는 "당의 공식 절차를 존중한다"며 최고위원 당무위원 연석회의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 김홍일 의원 탈당논란 ='정치부패근절대책위' 신기남 위원장은 "최근 김홍일 의원의 탈당, 아태재단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로 합의했다"며 "24일 입장을 정리해 최고위원회의에 건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동교동계 중진인 김옥두 의원은 "동생들 문제로 신연좌제식으로 책임을 묻는 것은 당에 도움이 되지 않고 혼란만 가중한다"고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 김홍일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내가 왜 탈당계를 내야 하느냐. 절대 탈당하지 않을 것"이라며 완강하게 탈당 거부의사를 밝혔다. 이재창.윤기동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