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자금 투입으로 장기간 발생할 재정수입 증가분이 공적자금 손실추정액보다 더 많을 것이라는 분석보고서가 나왔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20일 열린 '공적자금 투입의 성과 평가' 세미나에서 "1998년 이후 공적자금 투입으로 연간 경제성장률이 0.63~0.73%포인트 높아지는 효과가 발생했다"며 "경제성장률이 중간치인 0.68%포인트씩 매년 성장할 경우 재정수입은 2001년 불변가격 기준으로 약 1백34조6천억원(조세부담률 21.5% 적용시) 증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반면 공적자금 비용은 70%의 손실률을 기록하더라도 85조2천억원(2001년 기준)에 그쳐 공적자금 수익보다 적다는 분석이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이같은 분석 결과는 그러나 한국의 산업구조와 정부의 재정상태,경제발전 수준 등 다른 변수들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이루어진 것이어서 공적자금의 투입 효과가 실제 이상으로 과장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 GDP 증가분 5백79조∼6백71조원 =삼성경제연구소는 '공적자금을 투입한 경우'를 '공적자금을 투입하지 않았을 경우'와 비교하는 방식으로 효과를 분석했다. 지난 98년 이후 투입된 공적자금으로 인해 GDP가 0.63∼0.68% 높아졌고 이같은 증가율을 그대로 적용하면 GDP 증가분은 5백79조∼6백71조원(2001년 불변가격 기준)에 이른다는 분석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정부의 조세수입이 GDP와 동일한 비율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제 아래 조세부담률을 21.5%로 적용했을 경우 정부의 미래 조세수입은 2001년 기준가격으로 1백24조∼1백44조원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공적자금 회수율을 30%로 추정,2001년 가격기준으로 85조2천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경우 공적자금 투입에 따른 손익분기점은 경제성장률 0.43%포인트 증가라고 삼성은 분석했다. ◆ 장기 성과는 미지수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 98년 투입된 1차 공적자금이 금융시장 위험을 상당 부분 제거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2차 공적자금은 투입 시기가 늦어져 결과적으로 공적자금을 불필요하게 더 늘리게 됐다고 지적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대우그룹에 대한 워크아웃은 1999년 11월에 이뤄졌으나 2차 공적자금이 투입된 것은 2000년 12월"이라며 "대우그룹 처리가 지연되면서 추가 부실이 발생했고 공적자금 투입 규모가 늘어났다"고 비판했다.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회사의 구조조정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만큼 장기 성과를 평가하기는 시기상조인 것으로 지적됐다. ◆ 공적자금 관리 미흡 =공적자금 투입을 결정한 형식적 주체는 예금보험공사와 자산관리공사였지만 실질적인 의사 결정은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위원회가 했다. 이같은 권한과 책임 불일치로 인해 공적자금 투입 원칙이 상당수 지켜지지 않았다. 미흡한 사후관리로 공적자금 투입 금융회사의 도덕적 해이가 나타났고 부실책임에 대한 대응도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