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을이 하이닉스반도체와 같이 채권단의 물량 폭격을 맞아 '넉다운'됐다. 우리은행 등 갑을 채권단은 19일 총 1천16만주(전체의 12.13%)를 팔았다. 채권단이 갑을 주식을 처분키로 결의한 1천2백94만주의 80%에 가까운 물량을 이날 하룻동안 시장에 내놓은 것이다. 이 때문에 갑을 주가는 이날 가격제한폭인 9백50원 떨어진 5천4백10원으로 마감됐다.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추진중인 갑을은 지난달말 채권단이 보유중인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면서 당시 발행주식수(6백만주)의 14배에 이르는 7천7백69만주가 신규 발행됐다. 채권단은 지난 12일 운영위원회를 열어 보유중인 7천9백90만주중 1천2백94만주에 대한 처분 제한조치를 풀었고 이날부터 보유주식 매각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이날 채권단의 물량처리로 갑을주식은 단기 부담을 덜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앞으로도 채권단이 결의만 하면 보유 물량을 계속 처분할 수 있는데다 이달말까지 2천4백억원의 부채를 출자전환키로 채권단이 결정한 만큼 물량부담 가능성은 여전히 높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하이닉스반도체는 이날 은행권의 매물이 나오지 않았음에도 불구,45원(13.43%) 폭락한 2백95원으로 마감됐다. 미국 법무부가 메모리반도체업계의 불공정 경쟁행위에 대해 조사에 나섰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 4일부터 시장에 매물로 나오기 시작한 국민 등 6개 은행의 보유물량 7억2천1백97만주는 19일 현재 81.1%인 5억8천6백만주가 시장에서 소화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은행권 매물로 인한 부담은 줄었지만 새로운 미국발 악재로 인해 주가는 약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