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거스 히딩크 감독이 부임한 이후 월드컵 16강의 위업을 이루기까지 한국대표팀에 들어간 돈은 얼마나 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직접 들어간 비용만 6백억원에 육박한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1월8일 축구회관에서 2002년 정기이사회를 열고 월드컵이 열리는 올해 예산으로 1백79억여원을 확정했다. 협회는 이중 월드컵 16강 진출 등을 위한 국가대표팀의 경기력 향상비로 58억원을 배정했다. 경기력 향상 예산중 31억원은 4월17일 중국전,5월22일 잉글랜드전,5월27일 프랑스전 등 최근 국내에서 잇달아 열린 국가대표팀간 A매치를 위해 쓰여졌다. 또 지난 2월과 3월에 열린 우루과이 튀니지 핀란드 터키 등과의 친선경기,스페인 전지훈련을 포함한 국내외 훈련 비용 등으로 모두 27억여원을 투자했다.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연봉으로 들어간 돈 또한 만만치 않은 액수다. 히딩크 감독이 지난해 1월부터 올 6월까지 18개월간 받는 급여는 1백45만달러(약 18억8천만원). 하루 5백만원 꼴이다. 핌 베어벡 수석코치가 30만달러(약 3억9천만원),국내 코치들이 총 2억6천만원을 받는 등 이들의 급여총액이 28억원에 이른다. 호텔에 묵고 있는 외국인 코칭스태프의 체재비까지 포함하면 모두 31억여원이 들어갔다. 선수단 훈련비도 무시할 수 없다. 대표팀은 지난해 1월 울산 전지훈련부터 12월의 제주 훈련까지 모두 11차례 소집됐다. 한 번 소집 때마다 대략 5천만원에서 2억원까지 썼다. 특히 월드컵이 가까워지면서 지난 1∼3월 중에는 지난해 1년간 훈련비 10억원의 두 배 가까운 20억원을 썼다. 골드컵과 스페인 전지훈련에 참가한 50명 이상의 선수단이 1인1실의 호텔에 묵고 항공기는 비즈니스 클래스를 이용했기 때문이다. 보너스도 만만찮다. 히딩크 감독은 16강에 오르면서 15만달러(약 1억9천만원)를 받게 됐다. 또 8강에 갈 경우 20만달러를 연봉 이외에 추가로 받는다. 선수들에겐 16강 보너스로 축구협회에서 주는 1억원과 필승대책위원회에서 주는 1억원 등 1인당 2억원의 보너스가 주어진다. 또 16강에 오른 뒤 준결승까지 1승을 거둘 때마다 추가로 1억원씩 지급되며 정부에서도 이에 상응하는 별도의 격려금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지급된 보너스도 있다. 대표선수들은 지난 1월 골드컵 축구 4강에 오른 대가로 팀 격려금 15만달러를 받았다. 이같은 각종 비용 지출 이외에 시설투자도 뒤따랐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해 11월9일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성동리 통일공원내 11만2천㎡에 대표팀 트레이닝센터를 건설하고 개장식을 가졌다. 잔디구장 7개면(인조잔디구장 1개면 포함)으로 구성된 파주NFC의 총 건설비용은 1백30억원.여기에 3백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부지 3만4천평은 파주시가 무상 기증했다. 이같은 상황과 기타비용을 고려해볼 때 그동안 선수단의 주변에서 애쓴 각종 단체와 기업들의 지원 등을 포함하지 않더라도 한국이 지난 1년6개월 동안 투자한 직접 비용은 족히 6백억원에 달한다. 빛나는 업적을 이루기 위해선 그에 걸맞은 과감한 투자가 있어야 한다는 원칙을 다시 한번 입증한 셈이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