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리를 묶어라!' 18일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이탈리아를 상대로 16강전을 벌이는 한국 축구대표팀에 상대 골게터 크리스티안 비에리를 봉쇄하라는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 비에리는 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다섯 경기를 하는 동안 경기당 1골씩 모두 5골을 넣어 다보르 슈케르(6골·크로아티아)에 이어 득점랭킹 2위에 올랐던 선수. 한때 스페인 프리메라리그 득점왕에도 올랐던 비에리는 이번 대회에서도 이탈리아가 조별리그 세 경기에서 얻은 4골 중 혼자 3골을 몰아넣었다. 골문 앞 순간 스피드와 강력한 슈팅이 주무기로 에콰도르와의 첫 경기에서 발로 2골을 뽑고 크로아티아전에서는 머리로 상대 그물을 출렁이게 했다. 비에리는 헤비급 복서 출신. 다부진 체격인데다 힘도 장사다. 키는 1백85㎝로 유럽선수치곤 장신은 아니지만 상당수 골을 머리로 얻어낼 만큼 제공권도 뛰어나다. 따라서 이처럼 위협적인 득점력을 지닌 비에리를 효과적으로 방어하지 못할 경우 한국팀이 '화'를 당할 공산이 크다. 그러나 조별리그에서 1골만 내준 한국의 수비도 만만치 않기는 마찬가지이고 대책도 마련해 놓았다. 한국 수비진은 스피드와 몸싸움 능력이 좋은 미드필더들과의 공조로 폴란드와 포르투갈의 공격을 잘 틀어막았다. 이런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이탈리아전에서도 체력 부담을 줄이기 위해 비에리를 돌아가며 그림자 마크,위험요소를 사전에 차단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비에리는 멕시코와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밀착마크에 걸려 완벽한 슈팅 기회를 잡지 못했다. 또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으면 제풀에 지치는 모습도 보였다. 한국의 수비수들이 경계대상 1호인 비에리를 '무용지물'로 만드는 데 성공,8강 신화를 이룰지 관심이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