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이 14일 조 1위로 나란히 16강에 진출하자 AP AFP 등 세계 주요 통신들은 이 사실을 긴급 타진하며 아시아축구의 급성장에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중국언론들은 부러움과 함께 '모든 아시아인의 승리'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고, 일본언론들도 공동개최국의 공동 16강 진출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CNN방송은 미국이 한국 덕에 가까스로 16강에 턱걸이했다며 "한국은 미국의 구세주(good saver)'라고 보도했다. .일본 언론들은 일본에 이어 한국도 16강에 올라가자 "공동개최국인 두나라가 함께 그것도 조 1위로 나란히 진출하게 돼 기쁘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시합을 생중계한 니혼텔레비전은 "세계 최정상급의 포르투갈을 맞아 전혀 주눅들지 않고 선전을 펼친 한국선수들의 플레이가 인상적"이라고 전한 뒤 박지성 유상철 등 일본 J-리그에서 활약중인 선수들에게 깊은 관심과 애정을 표명했다. .중국 언론들은 한국과 일본의 16강 진출에 대해 '모든 아시아인의 승리'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각 언론들은 특히 "한국이 세계 5위 축구 대국 포르투갈을 침몰시키고 16강에 진출한 것은 아시아의 축구의 저력을 보여준 것"이라 평가했다. 경기를 생중계했던 CCTV는 "한국 축구가 세계 축구 판도를 바꿀 기세로 성장하고 있다"며 "이날 16강에 오른 한국과 일본이 아시아 축구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갈 것"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이 방송은 "중국도 이제 분발해야 이들 국가와 보조를 맞출 수 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TF1 TV는 한국-포르투갈 경기를 생중계하면서 "한국이 포르투갈을 쉽게 누르는 이변을 낳았다"고 보도했고, RMC 라디오방송은 "이같은 결과는 주최국의 홈그라운드 이점도 있겠지만 아시아 축구의 실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됐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일간 리베라시옹은 "한국이 축구강호인 이탈리아와의 대결에서도 이변을 만들어 낼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영국 BBC방송은 "한국이 뛰어난 경기를 펼쳐 포르투갈을 탈락시킴으로써 공동개최국인 일본에 월드컵무대의 중앙을 내주지 않게 됐다"며 "한국은 16강에 진출할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높은 점수를 줬다. .한국팀의 16강 진출이 확정되자 생중계하던 미국의 스포츠 전문채널 ESPN2 해설자는 "한국의 승리를 누군들 생각했으랴"며 감탄을 연발했다. 또 같은시간 미국-폴란드전을 생중계한 ESPN1 채널 해설자는 한국의 승리가 확정되자 대 폴란드전에서 참패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16강전에 진출하게 됐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포르투갈 국민들은 16강 진출이 좌절되자 침통한 분위기속에 패배를 묵묵히 받아들였다고 AFP가 보도했다. 우승후보로 꼽혔던 자국팀이 개막전에서 미국에 패한데 이어 한국전에서도 졸전을 거듭하자 충격을 받은 표정이 역력했으며, 카페에 모여 TV를 시청하던 리스본 시민들도 경기가 끝나자 조용히 자리를 떴다고 AFP는 전했다. 수도 리스본에서 발행되는 스포츠지들도 웹사이트를 통해 그라운드에 엎드려 눈물을 흘리는 피구의 사진을 싣고 "포르투갈의 꿈이 끝났다"고 말했다. 한 택시기사는 "전.후반을 줄기차게 달리는 한국선수들의 주력과 투지가 놀라우며 히딩크 감독이 큰 업적을 이뤄냈다"면서 "패배의 책임은 올리베이라 감독에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올리베이라 감독이 같은 지역 출신을 편애하는 바람에 실력이 떨어지는 골기퍼를 세경기에 모두 기용한 점에 의문을 갖고 있다"고 지적하고 "선수들도 자신들의 기량만을 믿고 16강 진출을 너무 낙관해 자만에 빠져 있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일본 대표팀이 14일 튀니지를 2-0으로 꺾고 월드컵 출전 두번만에 16강에 오르자 일본열도는 응원단 '울트라 닛폰'의 함성으로 뒤덮였다. 도쿄 시부야, 신주쿠 등 젊은이들이 많이 모였던 도심 한복판에서는 응원 인파들이 서로 부둥켜 안고 '일본 만세(닛폰 반자이)'를 외쳤다. 일부 축구팬들은 조 1위로 올라가 16강에서 비교적 약체로 평가받는 터키와 일전을 벌이게 되자 '이제는 8강이다'를 연호하며 밤새 축제를 벌였다. 일본 언론들은 "트루시에 사단이 쾌거를 이뤘다"며 필립 트루시에 감독의 용병술과 지도력을 극찬했고, 그도 경기 종료 직후 "응원단의 멋진 분위기 연출이 승리에 큰 힘이 됐다. 일본 축구는 내일을 향해 계속 전진할 것"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시합이 열린 오사카는 일본 축구역사에 길이 남을 '축복의 땅'으로 부상하면서 시민들이 도심을 관통하는 작은 강에 너도 나도 뛰어들어 이를 제지하는 경찰들이 곤욕을 치렀다. 도쿄=양승득.워싱턴=고광철.뉴욕=육동인.베이징=한우덕.파리=강혜구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