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4일자) 지방선거로 나타난 民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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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가 한나라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각종 게이트 등으로 집권여당인 민주당의 인기가 워낙 낮았던 까닭에 이같은 선거결과는 어느 정도 예상됐던 것이기도 하다.
이번 선거가 대선 전초전의 성격의 지닌 만큼 승리자인 한나라당은 온통 잔칫집 분위기이고,민주당은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국민이 투표를 통해 던진 메시지를 보면 지방선거 민의는 깊이 되새겨보야 할 점이 있다.
우선 투표율이 그것을 말해준다.
비록 월드컵 열풍이 전국을 휩쓰는 와중에 치러진 선거라고는 하나 50%에도 미치지 못한 사상최저 수준이 주는 교훈은 분명하다.
한마디로 정치에 대한 실망감을 말해주는 것이다.
각종 비리에 얽혀 임기중 사법처리된 지방자치단체장이 20%에 이르는 지자제의 부패상은 물론 정쟁으로 지새는 중앙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혐오증이 사상최저의 투표율을 결과했다고 볼 수 있다.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투표율로 보면 누가 이겨도 반쪽 짜리 승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고,이런 민심을 제대로 헤아려 쓸어담는 것이야말로 정치권과 당선자들이 앞으로 해야 과제라고 하겠다.
그런 점에서 승리자인 한나라당은 스스로 잘했기 때문에 압승을 거둔 것이 결코 아니란 점을 명심해야 한다.
끝없이 이어졌던 정부여당의 부패 게이트에 따른 반사이익을 챙긴 것이란 점을 인식한다면 더욱 겸허한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정부여당도 전례가 없을 만큼 심각한 민심이반 현상을 직시해야 한다.
거듭된 실정(失政)과 각종 비리사건에 국민들이 얼마나 분노하고 있는지를 반성하고 거듭나야 한다.
민주당의 강세지역인 서울과 수도권등지에서 참패를 기록한 것을 뼈아픈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지방선거가 끝났지만 선거양상을 보면 우려스런 일이 한둘이 아니다.
어느 때보다 금권 타락선거로 얼룩이 진 것은 유감스런 일이고 후유증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선거사범으로 입건되거나 구속된 사람이 4년전에 비해 5배나 늘어났다.
이런 풍토가 단절이 되지 않고 대선까지 이어진다면 회생조짐을 보이는 경제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될뿐이다.
정치권은 이번 선거결과를 바탕으로 대선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갖가지 전략을 짤 것이 분명하다.
문제는 경제다.
정치적인 이해관계로 처리를 미뤄뒀던 각종 민생법안등 경제현안 처리를 통해 책임있는 수권정당의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그런 것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이 정치권에 던진진 주문이라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