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를 끌고 가는 주력산업 종사자의 연령이 급속히 노령화돼 가고 있다는 LG경제연구원의 보고서가 나왔다. 섬유 화학 철강 조선업체 근로자의 평균 연령은 30대 후반으로 서비스업체의 30대 초반보다 6~9세나 많다고 한다.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공장이 농촌처럼 늙어간다는 것은 국가경제가 활력을 잃어간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수출 주력업체의 종사자 대부분이 40~50대이고 20~30대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면 생산활력이 떨어지게 되는 것은 물론,새기술을 받아들이고 소화하기 어려워 국제경쟁력이 점점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들 전통 주력산업의 주도권이 점점 중국 등으로 넘어가는 추세인 것은 어쩔 수 없다 해도, 이처럼 빠른 속도의 노령화가 공장의 해외이전과 제조업의 공동화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은 심히 우려스러운 일이다. 더욱이 새로운 고부가 성장산업을 찾아내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고 앞으로 10년정도는 이들 전통산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또 전통산업 내에서도 고부가가치 업종이 없지 않은데 젊은 인력의 제조업 기피현상이 산업의 존립자체를 위협한대서야 안될 말이다. 전통 주력산업의 노쇠화 현상이 빠른 속도로 몰아닥치게 된 까닭은 무엇일까. 힘든 일을 기피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원인이지만 보다 근본적으론 기술인력 수급에 대한 당국의 무관심과 정책 부재가 이를 부추기고 있다고 보는 것이 옳다. 이공계 기피 현상,공대출신의 고시열풍과 인문계로의 전환 등 교육현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일들이 이를 말해준다. 그래도 해마다 이공계 대학 졸업자가 8만5천명이나 된다고 할지 모르지만 정작 기업입장에선 필요로 하는 인력을 얻지 못해 처음부터 다시 교육을 시켜야 하는 신규인력을 외면하고 경험있는 기존 인력을 우대하고 있는 것도 정책부재에서 나오는 현상이다. 그러나 산업자원부와 교육부 과학기술부 등이 대책이라고 내놓는 것은 장학금을 자기 부에서 관여해야 한다는 식으로 서로 밥그릇 싸움을 벌이고 있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공계 출신에 대한 병역특례확대 문제도 국방부의 반대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마땅히 정부차원에서 기술교육의 질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하고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제시해야 한다. 동시에 고부가가치 기술에 대한 정부차원의 획기적인 지원책을 마련해 노쇠화되고 있는 전통주력산업이 활력을 유지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