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가피라면 역시 토종이다.''가시오가피가 더 낫다.' 인삼에 버금간다고 해서 천삼(天蔘)으로까지 불리는 오가피의 약효를 둘러싼 논쟁이 뜨겁다. 국내 오가피시장이 지난해 8백억원대로 크게 늘어나면서 1990년대부터 시장을 개척해온 선발 수신오가피(대표 성광수)와 후발 가시오가피업체인 한국자연과학(대표 강훈구)간 신경전이 불붙고 있는 것. 수신오가피는 "핵심성분인 '아칸토사이드-D'가 검출되지 않는 제품은 진짜 오가피가 아니며 타사 제품은 이 성분이 없거나 미량 함유돼 있다"는 광고를 일간지에 집중 내보내고 있다. 이 회사는 광고를 통해 6개 경쟁업체를 거론하며 자사제품은 아칸토사이드-D 성분 함량이 타사 제품에 비해 4∼16배 높다고 주장했다. 수신오가피 관계자는 "우리 회사는 국내에서 재배된 토종 오가피를 전량 원료로 사용하고 있지만 다른 회사는 중국 러시아 등에서 싼값으로 들여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맞서 한국자연과학도 일간지 광고를 통해 "수신오가피 주장은 터무니없는 것으로 서울지법 북부지원에 가처분신청을 낸 결과 최근 광고중지 결정을 받았다"고 반박했다. 또 "가시오가피는 구소련 등에서 많이 연구돼왔고 오히려 토종 오가피보다 약효가 낫다"며 "수신오가피 측이 주장하는 오가피의 약효 대부분은 원래 가시오가피에 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가시오가피의 지표물질도 이소프락시딘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학계에서는 오가피(학명 아칸토파낙스 세실리플로룸)와 가시오가피(학명 아칸토파낙스 센티코수스)는 기본적으로 학명이 다르고 어느 성분이 더 나은 약효를 낸다고 볼 수 없으며 특정 성분이 지표물질로 규정돼 있지도 않다는 입장이다. 가시오가피는 오대산 과 만주 등에 자생하고 바늘 모양의 가시가 촘촘하게 붙어있는 반면 오가피는 한국 전역에 분포하고 독수리부리 모양의 가시가 드문드문 박혀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