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 방지 소홀 책임에 대한 불똥이 백악관에까지 튈 조짐이다. 미 중앙정보국(CIA)과 연방수사국(FBI)간에 테러 방지 미흡에 대한 책임소재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백악관도 9.11테러 가능성에 대해 사전 정보를 입수하고 있었음을 시사하는 폭로가 나왔다. 미 시사주간 타임은 최신호(6월 17일자)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국토안보부신설로 앞으로 테러를 효율적으로 방지할 수 있는지의 여부를 커버 스토리로 다루면서 백악관의 9.11테러 관련 정보 사전 인지사실을 들춰냈다. 타임에 따르면, 백악관 대테러안보팀(CSG)은 9.11 테러 발생 8개월 전인 2001년1월쯤에는 이미 CIA로부터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열린 알-카에다 비밀 테러회의 사실을 브리핑 받았다고 대테러관계자들이 폭로했다. 이 관계자들은 그러나 CSG의 브리핑 시점이 클린턴 전 대통령 행정부 말기 때인지 또는 부시 대통령 정권 초기였는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백악관 관리인 리처드 클라크는 클린턴 전 행정부와 부시 행정부 등 두 정권에서 모두 CSG를 이끌었고, 이번주 의회 합동청문회에서 증언한다. 2000년 1월 열린 콸라룸푸르 회의에는 9.11 테러범인 나와즈 알 하즈미와 할리드 알 미드하르 등이 참석해 테러를 모의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두 테러범은 문제의 테러 회의 참석 후 미국에 무사히 입국했는데, 이는 이들을추적해온 CIA가 두 테러범의 이름을 이민귀화국(INS)의 테러감시대상에 올리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CIA측은 이미 2000년 1월 FBI에 콸라룸푸르 테러 회의를 통보했다며 책임을 FBI로 떠넘기려 하고 있다. 9.11테러 방지 실패 책임에 대한 합동 청문회를 실시중인 의회의 한 정보관계자는 백악관 CSG 요원들이 9.11테러이전에 테러범들의 행동을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크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성대기자 sd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