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나무 다리의 결투.' 조별리그 1차전에서 미국과 한국에 1패를 당한 포르투갈과 폴란드가 10일 오후 8시30분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16강 진출 가능성을 놓고 혈투를 벌인다. 이 경기에 앞서 벌어질 한국-미국전 결과에 따라 다양한 경우의 수가 나올 수 있지만 1패씩을 안고 있는 두 팀간 경기의 패자는 사실상 16강 대열에서 탈락하기 때문에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날 양팀의 경기는 동원 가능한 모든 전력을 쏟아붓는 대접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미국과의 경기에서 충격의 패배를 당한 포르투갈은 미국전 때 보였던 수비의 허점을 보강하기 위해 전체적인 포메이션에 큰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인다. 안토니우 올리베이라 감독은 미국전에 1명만을 세웠던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를 2명으로 늘려 1차 저지선을 두텁게 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페티트 혼자 지켰던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는 팀내 최연장자로 10년째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있는 파울루 벤투가 나설 공산이 크다. 또 미국 공격수를 맞아 허점을 보였던 오른쪽 풀백 자리는 프레샤우트나 부상 완쾌 단계에 접어든 노장 수비수 아벨 샤비에르가 유력하다. 이밖에 수문장에는 미국전에 기용됐던 비토르 바이아 대신 지역예선에서 활약했던 히카르두가 나서게 될 전망이다. 문제는 이처럼 수비력을 보강하면 공격진의 수를 1명 줄여야 한다는 것. 5명의 공격진 가운데 역할이 겹치는 선수 중 하나를 빼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과의 경기에서 처진 스트라이커로 나섰던 주앙 핀투와 오른쪽 미드필더인 세르지우 콘세이상 중 한 명이 제외될 것으로 예상되나 플레이 메이커 후이 코스타가 빠지는 것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전에서 득점없이 두 골을 내줘 골득실 마이너스 2로 최하위에 처진 폴란드는 에마누엘 올리사데베와 파베우 크리샤워비치를 최전방 투톱으로 선발 출격시킬 것으로 보인다. 폴란드는 한국전에서 올리사데베의 파트너로 마치에이 주라프스키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그다지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에서 경험 많은 크리샤워비치를 내세울 공산이 크다. 주라프스키와 또 다른 공격수인 마르친 제브와코프는 경기가 안 풀릴 경우 투입되는 '조커'로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 허리 진영은 공격형 미드필더에 시비에르 체프스키,수비형 미드필더에 라도스와프 카우주니가 포진하고 야체크 크시누베크,마레크 코지민스키가 각각 좌우 윙백으로 나설 예정이다. 포백 수비라인에는 왼쪽부터 미하우 제브와코프,토마시 바우도흐,야체크 봉크,토마시 하이토가 배치된다. 수문장 자리는 예지 두데크가 오래 전부터 예약한 상태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