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미국은 없다.' 한국대표팀이 오는 10일 오후 3시30분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지는 미국과의 사활을 건 일전에 대비,8일 경주시민운동장에서 비밀훈련을 실시했다. 히딩크호는 이날 훈련에서 전반적인 시스템을 점검하는 한편 이틀후 상대할 미국의 강점과 약점 등을 고려한 상황대처 능력을 집중 보완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각 1승을 챙기며 월드컵 D조 조별 리그 1,2위를 달리고 있는 한국과 미국은 10일 경기 결과에 따라 16강 티켓을 사실상 손에 넣느냐 아니면 마지막까지 가시밭길을 가느냐를 결정짓는 중대한 기로에 선다. 따라서 최근 전적 1대 1로 백중세를 보이고 있는 양팀은 백업요원까지 총동원,스피드와 체력으로 밀어붙이는 혈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팀은 이같은 극한 대치 상황과 폭염을 고려,체력이 업그레이드된 '젊은 피'를 대거 기용하는 승부수를 띄울 전망이다. '젊은 피'의 낙점은 황선홍과 유상철이 부상으로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는 것을 감안,몸상태가 완벽한 신예들의 빠른 발을 믿자는 복안이다. 이와 관련,히딩크 감독은 8일 "황선홍과 유상철이 미국전에 출전할 수 있을 지는 아직 불투명하며 두 선수 없이 경기할 상황도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설기현은 황선홍의 자리를 메우고 이천수와 최태욱은 좌우 날개를 맡아 미국의 수비진을 뒤흔들 전망이다. 유상철은 8일 실시한 체력 테스트에서 일단 합격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만일 그가 결장한다면 그 공백은 박지성이 플레이메이커로 나서며 메운다. 또 왼쪽 미드필더는 이을용이 지키고 오른쪽에는 멀티플레이어 송종국이 출전한다. 이밖에 최용수의 복귀도 점쳐지고 있다. 한국팀은 주요 변수가 될 폭염 대비책도 마련했다. 히딩크 감독은 "10일 뜨거운 날씨속에 벌어질 미국전은 에너지를 모두 소진하는 격전이 될 것"이라면서 "성공적인 경기를 치를 준비가 돼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한국대표팀은 실제로 지난 7일과 8일 이틀간 정오에 즈음한 시간대에 집중훈련을 실시했다. 평소 비교적 서늘한 오후 5시께를 택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단순히 시간대만 바꾼게 아니다. 무더위로 집중력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컨디션조절도 이어달리기나 스코어대결 등 재미있는 프로그램으로 흥미를 높였다. 또 수분섭취량을 늘리고 충분한 수면을 취할 것을 강조했다. 장유택 기자·경주=하인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