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들이 드디어 해냈다. 지난 54년 스위스 월드컵이후 48년동안 기다렸던 월드컵 첫 승의 꿈이 마침내 이뤄졌다. 우리 선수들의 지칠줄 모르는 체력과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가는 듯한 조직력 앞에 폴란드는 더이상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었다. 한 골 또 한 볼이 골네트를 뒤흔들 때마다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 모인 5만3천명의 관중은 열광했으며 온국민은 하나가 됐다. 한국축구대표팀은 4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D조예선 첫 경기에서 '동구의 강호' 폴란드를 맞아 황선홍과 유상철의 활약에 힘입어 2 대 0으로 완승했다. 한국의 출발은 불안했다. 첫 경기의 부담 때문인지 미드필드에서의 패스가 매끄럽게 연결되지 못했다. 폴란드의 힘을 앞세운 공격에 움츠러드는 모습을 보이며 경기시작 1분만에 폴란드 크시누베크에게 첫번째 슛을 허용하기도 했다. 한국은 그러나 전반9분 홍명보의 오른발 중거리슛을 시작으로 전열을 정비하기 시작했다. 이어 송종국이 오른쪽에서 올린 센터링을 골문앞을 지키고 있던 설기현이 헤딩슛했으나 아깝게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이후에도 한국은 유상철이 아크정면에서 중거리슛을 날리는 등 폴란드 좌우측을 번갈아가며 공략,줄기차게 상대 수비를 괴롭혔다. 폴란드는 한국의 파상공세를 막기에 급급한 나머지 미드필드에서 공격수인 주라프스키 올리사데베에게 한번에 연결되는 롱패스에만 의존할 뿐이었다. 첫 골은 '황새' 황선홍의 발에서 나왔다. 전반 25분 이을용이 왼쪽 측면에서 올린 센터링을 문전 쇄도하던 황선홍이 침착하게 왼발로 논스톱 슛,골인시켰다. 순간 5만여 관중은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이 떠나갈 정도로 환호했다. 후반들어서도 한국은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한국은 후반 5분 첫골의 주인공 황선홍을 빼고 안정환을 투입,추가득점을 노렸다. 줄기차게 폴란드 수비를 공략하던 후반 9분. 유상철의 그림같은 추가골이 터져나왔다. 유상철은 골대 20m 앞에서 수비수 2명을 제치며 오른발로 강슛,골문을 갈랐다. 세계 최고의 골키퍼 예지 두데크가 손을 뻗었으나 공은 골대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폴란드는 후반 25분이 지나면서 장신을 이용한 고공 플레이로 한국문전을 위협했으나 홍명보를 주축으로 한 스리백수비에 번번이 도중차단 당했다. 한국은 경기종료휘슬이 울리기 직전까지 득점을 노리는 폴란드 공격진을 효과적으로 막아내 승리를 거머쥐었다. 부산=홍성원 기자 anim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