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지 않다. '6.18 시한폭탄'이 터지기까지 남은 시간이. 누군가 폭탄의 뇌관을 제거해야 한다. 그냥 두면 세계경제가 흔들린다. 시한폭탄의 충격은 이미 발사된 포탄 몇개에 견줄바가 아니다. 무슨 얘기인가. 시한폭탄은 무엇이고 포탄은 뭔가. 보복과 맞보복으로 얽혀 있는 세계무역전선이 오늘의 얘기다. 시한폭탄은 유럽연합(EU)이 미국상품에 부과할 보복관세이고, 포탄은 각국의 철강수입규제들이다. 6.18 시한폭탄은 지난 4월 설치됐다. EU는 미국의 철강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에 맞서 미국상품들에 대해 보복관세를 물리겠다고 선언했다. 관세부과시점은 6월18일. 그전에 미국이 세이프가드를 철회하지 않거나, 보상조치가 없으면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최후 통첩이었다. 지난 3개월간 세계무역전선은 포탄과 총알소리로 시끄러웠다. 미국이 3월6일 철강세이프가드의 첫 포탄을 발사하자 EU도 3월27일 같은 포탄을 날렸다. 5월21일에는 중국이 가세했다. 그 사이 한국과 일본 중국 EU 브라질은 미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WTO 제소는 무역전선의 총알이다. 6.18 시한폭탄이 터지면 그때는 대서양 무역전쟁이다. 미국은 EU가 보복관세조치를 실행하면 맞보복에 나설 것임을 천명해 왔다. 이제 17일 남았다. 긴 시간이 아니지만 짧은 시간도 아니다. 폭탄의 뇌관을 제거할 시간은 아직 있다. 누가 나서면 될까. 세계는 두 사람을 지목한다. 로버트 죌릭 미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파스칼 라미 EU 통상담당집행위원. 둘을 지목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둘은 10년지기의 친구다. 1991년 G7 정상회담의 실무준비요원으로 만나 10년 넘게 우정을 쌓아 왔다. 작년 4월에는 '미.EU 바나나분쟁'을 수습한 전력도 있다. EU가 미국산 바나나수입품을 차별하자 미국이 EU 상품에 2억달러의 보복관세를 매긴 것이 바나나분쟁이다. 두 사람은 두달간의 협상끝에 5년이상 끌어온 이 분쟁을 해결했다. 세계는 두 사람의 우정과 협상력이 다시 한번 발휘되길 기대하고 있다. < leehoo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