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처음으로 열리는 2002 한·일 월드컵축구대회의 개막 축포는 누가 터뜨릴 것인가. 월드컵 본선 1천7백56호 골로 기록될 이번 대회 첫 골은 31일 오후 8시30분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킥오프되는 프랑스와 세네갈의 개막전에서 나올 확률이 크다. 특히 압도적인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되는 프랑스의 공격수 다비드 트레제게(24·유벤투스)와 티에리 앙리(24·아스날)가 가장 유력한 '임자'로 떠오르고 있다. 프랑스의 최전방에 원톱으로 포진한 트레제게는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에서 올 시즌 24골을 넣으며 득점왕에 오른 스타. 지난 2000년 유럽선수권대회 결승 이탈리아전에서 골든볼을 뽑아 급부상한 트레제게는 최근까지 A매치 37경기에 출장해 20골을 넣으며 세계 최고 수준의 득점력을 자랑하고 있다. 트레제게는 지난 26일 열린 한국-프랑스 평가전에서 몸을 허공에 날려 환상적인 발리슛으로 첫 골을 뽑아내며 한국팬들에게 강인한 인상을 남긴 프랑스의 행동대장이기도 하다. 아르헨티나 이민 출신으로 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는 주로 벤치를 지켰으나 유로 2000 연장전 골든골과 올 시즌 득점왕으로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트레제게와 선의의 경쟁을 벌이는 앙리는 프랑스의 축구영웅 미셸 플라티니로부터 "역대 최고의 골 감각을 지녔다"고 칭찬받은 프랑스 공격의 쌍두마차. 20세의 어린 나이로 출전했던 지난 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선배들을 제치고 팀내 최다득점(3골)을 올린 뒤 특유의 탄력과 유연성을 바탕으로 각도를 가리지 않고 슛을 날리는 득점기계로 성장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오른쪽 무릎 부상을 당했지만 개막전을 앞두고 거의 정상 컨디션을 회복,프리미어리그 득점왕(24골)의 진면목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맞서는 월드컵 새내기 세네갈은 21세짜리 엘 하지 디우프(랑스)에게 첫 골 희망을 걸고 있다. '연쇄 살인범'이라는 무시무시한 별칭을 지닌 그는 18세이던 98년 프랑스 2부 리그인 소쇼에 입단한 뒤 줄곧 프랑스 무대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최근 세리에A 입단설이 나돌고 있다. 또 지난해 월드컵 아프리카 지역예선에서 8골을 뽑아내 올해의 아프리카 선수로 뽑혔고 랑스의 스트라이커로 올 시즌 프랑스리그 준우승을 이끌었다. 그러나 첫 골의 주인공은 신만이 점칠 수 있는 것. 톱스타가 아닌 조연들이 영광을 차지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 있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