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월드컵의 최고 승자는 누구일까. 게임 내용보다 비즈니스에 더 관심이 많은 미국 언론들은 벌써 월드컵의 최고 수혜자가 결정되었다고 보도하고 있다. 주인공은 이번 월드컵에 뛰는 현역선수가 아닌 25년 전 현역에서 은퇴한 '축구의 전설' 펠레다. 월드컵으로 전세계에 축구붐이 일면서 기업들이 너도 나도 '펠레 마케팅'을 펼치기 때문에 그의 몸값이 현역선수 시절보다 훨씬 치솟고 있다는 게 그 이유다. 삼성전자는 물론 마스터카드 화이자 코카콜라 노키아 등 세계적인 기업들과의 광고계약을 통해 연간 2천만달러(약 2백50억원) 이상의 막대한 수입을 올리고 있다는 게 스포츠마케팅 관계자들의 얘기다. 미 오리건대 스포츠마케팅 교수인 릭 버튼은 "축구를 잘 모르는 미국인들에게조차 펠레는 전세계적으로 무하마드 알리보다 더욱 알려진 인물"이라며 "상품가치가 농구의 마이클 조던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10년 전부터 펠레와 계약을 맺고 있는 마스터카드는 카드에 펠레의 얼굴사진을 사용하는 대가로 연간 2백만달러를 주고 있다. 이 회사의 존 스튜어트 글로벌스폰서십 담당 부사장은 "펠레보다 더 유명한 스포츠인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비아그라 생산회사인 화이자도 최근 펠레와 1년간 광고계약을 맺었다. 실제 펠레는 이 약을 복용하지 않으며 광고안에서도 이 약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조건이지만 파급 효과는 상당할 것이라는 게 화이자측의 설명이다. 코카콜라는 차량으로 이동식 '펠레박물관'을 만들어 브라질 전역을 돌고 있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