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 근무 법제화에 앞서 자발적으로 '변형된 형태'의 주5일 근무제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속속 늘고 있다. 직장문화와 근로여건상 주5일 근무제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는 만큼 마냥 법제화를 기다리기 보다는 제한된 방식으로나마 미리 도입해 두는 편이 낫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최근 은행권의 주5일근무 도입방침과 맞물려 확산추세가 빨라지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작년 10월 UBS컨소시엄이 인수한 해태제과는 연월차 휴가를소진하는 방식의 주5일 근무제를 도입, 다음달부터 시행키로 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는 월차 12일과 연차 14일을 사용해 주 5일간 근무하는 방식으로 연차가 모자라는 입사 5년미만 사원들에게 특별 무급휴가를 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제일제당과 두산, 빙그레 등도 해태제과와 비슷한 방식으로 연월차 휴가를 이용,주5일 근무제를 실시하는 방안을 내부 검토중이나 법제화 이전 시행여부에 관해서는최종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LG그룹은 LG전자와 LG화학, LG석유화학, LG필립스LCD 등 주요계열사들을 중심으로 사무.기술.연구직에 한해 매주 토요일을 쉬는 대신 연월차 휴가일수에서 이를 상계하는 방식의 `토요휴가제'를 작년말부터 시행하고 있다. LG 관계자는 "강제적 성격이 아니라 각자의 근로특성에 따라 탄력적으로 주5일근무를 실시하고 있다"며 "진정한 의미의 주5일 근무는 정책적 합의와 결정이 내려진 이후에 시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비공식적으로 파악한 바에 따르면 이들 기업외에 나우콤,동양생명, 동일레나운, 삼천당제약, 경농, 신풍제약, 한국후지쯔, 대우캐리어, SGS코리아, 한국NCR, ㈜남양, 하나제약, 동양엘리베이터, 한국오므론, OB맥주 등 중견기업 20여곳이 연월차휴가 소진방식으로 주5일 근무제를 이미 실시하고 있다. 이밖에 국내에 진출해있는 듀폰코리아와 한국존슨 등 외국기업들도 본사 근무시스템에 따라 주5일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앞서 지난 23일 26개 금융기관과 전국금융산업노조는 7월1일부터 월차 12일과 연차 8일을 활용하고 체력단련 휴가 6일을 폐지하는 방식으로 주5일 근무제를 실시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이처럼 개별기업 차원에서 주5일 근무제 도입추세가 변형된 형태 등으로 뻐르게확산되고 있지만 재계의 대변기구인 경제5단체는 여전히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전경련과 경총,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등은 휴가.휴일수 축소문제에 관한 뚜렷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각 기업이 자발적으로 주5일 근무제를도입하는 것은 인건비 상승 등의 악영향을 초래, 기업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내고 있다. 다만 그동안 노사정위원회에서 재계 입장을 대변해온 경총은 이런 분위기가 더확산되기 전에 제도적 틀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을 서둘러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울=연합뉴스) 한기천.노효동.경수현기자 rhd@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