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86년 이후 어린이들을 성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던 가톨릭 사제 최소 16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미국 클리블랜드의 일간지 플레인 딜러가 25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지난 4월4일 한 어린이를 성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던 클리블랜드 교구의 돈 루니 신부가 자살한 이후 자체 조사한 결과 이같이 집계됐다고 밝혔다. 자살을 죄악으로 여기고 있는 가톨릭 교회에서 사제의 자살은 매우 드문 일이다. 성적 학대경력이 있는 사제들의 교화센터인 메릴랜드주 실버 스프링 소재 성(聖)누가 연구소 소장 스티븐 로세티 신부는 최근 미국의 모든 주교들에게 e-메일을 보내 성적 비행 혐의를 받는 사제들이 늘어남에 따라 사제들의 자살도 증가할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이들 사제를 조사할 때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이 e-메일이 발송된 이후에도 코네티컷주에서 소년 2명을 학대한 혐의로 성누가 연구소에서 교화치료를 받던 사제 한명이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자살 전문가인 웨인대 캘먼 캐플런 교수(심리학)는 "사람들이 교사이자 교육자, 도덕적 전통의 세대간 전달자로 추앙하는 사제가 아동을 성적으로 학대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 그는 정체성이 산산히 파괴되고 수치심에 압도당해 별다른 선택방안이 없는 상태가 된다"고 자살을 택한 사제들의 심리를 설명했다. (클리블랜드 AP=연합뉴스)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