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지난 4월 개봉 이래 관객 300만명을 돌파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남한 영화 `집으로…'를 본다. 영화기획사 NS21의 김보애(金寶愛) 회장은 26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북측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관계자를 만나 상영시간 87분짜리 영화 `집으로...'(이정향감독) 복사본을 35㎜ 영화필름으로 전달했다고 정부의 한 관계자가 밝혔다. 이날 출국, 베이징에 도착한 김씨가 북측 관계자를 통해 김용순(金容淳) 아태평화위 위원장 앞으로 전달한 영화 `집으로…'는 김 위원장이 직접 시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이날 통일부는 김씨가 제출한 영화 `집으로...'의 대북반출 신청을 지난 24일 승인했다고 밝혔다. 일곱살배기 개구쟁이 도시아이와 일흔일곱살의 산골 외할머니의 짧은 동거 얘기를 담은 가족영화 `집으로...'는 잔잔한 감동으로 올해 최고 흥행 실적을 세우고 있으며, 한국 영화 사상 처음으로 미국 메이저 영화사인 파라마운트사에 판권료로 23만달러(약3억원)를 받고 팔리기도 했다. 특히 주연배우 김을분(77) 할머니는 이 영화 한편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가유명세에 못이겨 60년 이상 살아온 충북 영동 산골마을을 떠나기로 했다는 일부 보도로 전국적인 논란을 자아낸 바 있다. 또 `집으로...'는 이날 오후 개최될 제39회 대종상 영화제 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신인여우상, 신인남우상 후보 등 9개 부문의 후보작으로 지명돼 있다. `집으로…'의 대북 반출은 지난 4월 금강산에서 있었던 남북 민간급 실무접촉에서 남측의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관계자를 통해 그 의사가 이미 북측에전해졌다는 후문이다. 한편 김보애씨는 "훈훈한 감동의 영화 `집으로'는 남북간의 체제와 무관하게 정서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라며 "김정일 위원장이 직접 시사할 것이라는 점에대해 나로서는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nksk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