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윤철 부총리는 이날 포럼 강연에서 '정정당당 한국어론'과 '벤츠1000 일화'에 적지 않은 시간을 할애해 눈길을 끌었다. '정정당당 한국어론'은 한국인들이 국제 회의에서 어설픈 영어를 쓰면서 정확한 메시지 전달에 실패하기보다는 통역을 동원하더라도 한국어를 사용, 제 목소리를 자신있게 내야 한다는 주장. 전 부총리는 "상당수 한국의 고위 공직자들이 이제까지 해외 회의에서 문법에도 안맞는 영어를 더듬거리느라 정작 메시지를 제대로 전하지 못해 왔다"며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이 높아져 한국어를 사용하는 것을 부끄러워할 이유가 없는 만큼 통역을 통해서라도 메시지의 올바른 전달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전 부총리는 이같은 자신의 생각을 국무회의 등의 자리에서 기회있을 때마다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 부총리는 이와 함께 현 정부의 개혁 성과를 지난번 ADB(아시아개발은행) 총회차 중국을 방문했을 때 현지 정부로부터 받은 환대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쩡페이옌(曾培炎) 중국 국가발전계획위원회 주임(장관)은 전 부총리보다 4개월 생일이 앞선 점을 들어 호형호제를 제의하는 한편 중국에 3대밖에 없는 '벤츠1000' 모델을 관용차로 내줬다. 전 부총리는 이 차가 '머리털 나고 처음 타는 좋은 차'였다고 말해 좌중의 폭소를 자아냈다. 전 부총리는 또 쩡 장관과 퇴임 후 양국을 오가며 여행을 함께 하기로 하는 등 의기투합했다며 "중국 정부가 그같이 예우에 신경을 쓴 것은 우리나라의 국력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방증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박수진 기자 park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