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또 큰 폭으로 하락해 1천2백50원선마저 무너졌다. 일본은행이 외환시장에 개입하면서 원화와 엔화환율 하락폭을 다소 줄였다. 22일 외환시장에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8원60전 떨어진 1천2백46원(오후4시 현재)을 기록했다. 지난해 2월22일(1천2백44원30전) 이후 최저치다. 엔.달러 환율이 1백23엔대까지 급락하면서 원화 환율도 함께 떨어져 장중 한때 1천2백41원80전까지 하락했으나 일본은행이 오후들어 달러를 사들이면서 원화 환율도 동반 반등했다. 시오카와 마사주로 일본 재무상은 이날 "지나친 엔화 강세(환율하락)를 막기 위해 외환시장에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며 외환시장에 개입했음을 시인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9월에도 엔고 저지를 위해 2백40억달러의 시장개입에 나선바 있다. 재정경제부는 일본과 공조체제를 취하겠다는 구두개입으로 환율방어에 나섰으며,외환시장에서는 하루종일 정부의 개입여부에 대해 관심이 쏠렸다. 김용덕 재정경제부 국제업무정책관(차관보)은 "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투기세력이 있는지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외환시장의 수급조절 등 여러가지를 검토한 후 적절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해 정부의 직접 개입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도 "아직까진 미세조정 수준이지만 한은이 직접 외환시장에 개입할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미은행 고상준 딜러는 "산업은행 등 일부 국책은행들이 오전중 달러를 사들이기도 했으나 큰 규모는 아니었던 것 같다"며 "정부의 직접 시장개입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프로그램매수세에 힘입어 25.50포인트(3.04%) 치솟은 863.06을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도 사흘만에 오름세로 돌아서 0.77포인트(1.00%)오른 77.42로 장을 마감했다. 예상치를 웃돈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이 투자심리를 호전시켰다. 외국인의 "사자"로 선물시장이 강세를 보이자 현물시장에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돼 지수를 밀어 올렸다. 프로그램 순매수는 1천1백여억원으로 집계됐다. 추가테러 위협 등으로 이틀째 큰 폭으로 내린 미국 증시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의 상승세가 돋보였다. 삼성전자는 3.9% 올라 37만원을 회복했다. 국민은행은 7.5%나 뛰었다. 은행주들은 실적호전과 환율변화에 둔감하다는 점이 부각돼 6.8%나 올랐다. 박기호.유영석 기자 kh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