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2일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에 재정경제부 출신인 이근경 기술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을 내정함에 따라 또 한 차례 파문이 예상된다. 한국은행에선 그동안 재경부가 금통위원 인사에 '전횡'을 한다며 노조집행부가 단식농성을 벌였고 국.실장급 간부들까지 참여한 '한은 직원일동'의 성명까지 낸 상태기 때문이다. 지난달 24일 강영주 전 금통위원이 증권거래소 이사장으로 옮겨가면서 공석이 된 이 자리는 거의 한 달 만에야 겨우 채워지게 됐다. 그러나 한은 노조는 이날 성명을 통해 출근저지 투쟁과 함께 '안티 재경부' 운동을 펴겠다고 선언했다. 한은측은 재경부가 은행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등 추천기관을 제치고 금통위원 자리를 전.현직 관료들의 인사적체 해소용으로 악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금통위원 내정자의 이동으로 비게 될 기술신용보증기금 이사장 자리에 재경부 관료를 내보내는 식의 '스리 쿠션' 인사가 가시화됐다는 얘기다. 이로써 금통위원 6명중 관료 출신은 다시 3명(김병일 남궁훈 이근경)으로 늘어나게 됐다. 박승 한은 총재는 금통위원 인선에 앞서 전윤철 부총리에게 "힘을 실어달라"고 요청했다. 재경부에 추천권이 있더라도 이번만은 한은 출신을 밀어달라는 주문이었지만 무산됐다. 한은은 결국 임원 승진자를 1명도 내지 못한 채 이날 국.실장 이동인사를 단행했다. 재경부와 한은의 관계가 앞으로도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오형규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