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이 보인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1일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FIFA랭킹 12위 잉글랜드 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 1대 1 무승부를 기록하며 16강 진출의 가능성을 높였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3월 유럽 전지훈련 당시 튀니지와의 평가전 무승부 이후 A매치 7경기 연속 무패(3승4무) 행진을 이어가며 더욱 자신감을 갖게 됐다. 한국은 이날 전반 실점에도 불구하고 경기 내내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한 조직적인 플레이로 동점을 이끌어내 본선에서 맞닥뜨릴 폴란드 미국 등과도 대등한 경기를 펼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다. 잉글랜드에는 역시 오언이 있었다. 한국은 전반 스피드와 현란한 드리블을 선보인 오언을 앞세운 잉글랜드의 플레이에 주눅이 들어 수비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은 미드필드에서 번번이 패스가 막혀 잉글랜드에 여러 차례 결정적인 찬스를 내주다 전반 26분 오언에게 첫골을 허용했다. 오언은 센터서클 부근에서 헤스키에게 헤딩으로 패스한 뒤 패널티 박스 안으로 침투,스콜스가 센터링한 공을 넘어지면서 왼발로 슛을 날려 선제골을 넣었다. 반격에 나선 한국은 전반 37분 홍명보가 기습적으로 공격진영까지 돌진,미드필드 오른쪽에서 약 30m짜리 오른발 중거리슛을 날려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으나 잉글랜드 수문장 나이절 마틴의 선방에 걸렸다. 한국은 후반전이 돼서야 몸이 풀린 듯 제 기량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잉글랜드가 오언 등 주전 7명을 교체한 반면 교체 선수 없이 후반을 시작한 한국은 미드필드부터 상대를 적극 압박,7분만에 동점골을 엮어냈다. 이천수가 날린 오른쪽 코너킥을 공격에 가담한 장신 수비수 최진철이 수비 틈바구니에서 솟구쳐 왼쪽으로 헤딩 패스한 공을 골지역에 있던 박지성이 그림같은 다이빙 헤딩슛을 날려 골네트를 갈랐다. 히딩크 감독은 후반 11분 설기현 대신 안정환,30분에 최태욱 대신 차두리를 각각 투입해 역전까지 노려 보았지만 추가 득점에는 실패했다. 대표팀은 22일 파주 트레이닝센터로 이동,오는 26일 열리는 프랑스와의 평가전에 대비한다. 서귀포=고성연·김미리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