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저점 경신 행진을 이으며 장중 1,265원선까지 흘러내렸다. 시장의 시선이 아래쪽으로 몰린 가운데 네고물량, 외국인 주식순매수 자금 등 물량 부담이 가중됐다. 매수세가 취약한 가운데 물량을 소화하지 않을 경우 추가 하락의 여지가 제공되고 있다.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이 우려되고 있음에도 '속도조절용'이라는 인식이 강해 반등여력은 강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은 일단 개입에 의한 반등시점에 되팔겠다는 인식을 갖고 있어 어느 특정레벨을 지지선으로 지목하지 못하고 있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오전 10시 55분 현재 전날보다 2.80원 내린 1,267.00원을 가리키고 있다. 밤새 NDF환율은 장중 연중 최저치 경신을 이으며 1,271∼1273.60원을 오간 끝에 1,272.50/1,273.50원에 마감했다. 전날보다 0.70원 높은 1,270.50원에 출발한 환율은 이내 하락 반전, 달러/엔 반락, 물량 공급 등으로 속절없이 밀리는 양상을 전개해 10시 37분경 1,265.50원까지 미끄러졌다. 지난해 12월 3일 장중 1,263.80원까지 내려선 이래 가장 낮은 수준. 이후 환율은 소폭 반등, 1,267원선으로 되올랐다. 전날 뉴욕에서 증시의 뒷심 발휘로 128.05엔으로 상승한 달러/엔 환율은 도쿄에서 반락세를 띠면서 이 시각 현재 127.57엔을 기록중이다. 일본 재무성 고위관계자의 구두개입이 있었으나 시장은 시큰둥한 반응이며 일본 경기회복 기대감과 닛케이 지수의 연중 최고치 경신 등이 엔화 강세를 유도하고 있다. 무디스는 이날 준비작업의 지연이라는 시간적인 이유로 일본 국가신용등급 조정 결정이 늦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294억원, 24억원의 주식순매도를 기록, 나흘만에 순매수에서 방향을 틀었다. 그러나 순매도 규모가 크지 않아 시장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고 오히려 이전에 축적된 순매수자금의 공급이 이뤄지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물량부담이 계속되고 있으며 업체 오퍼(달러팔자)도 레벨을 낮추면서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며 "결제는 한발 뒤로 물러서 있으며 간간히 들고 나오는 물량을 되파는 연속선상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초 주말장을 예상하고 1,267원을 일중 지지선으로 봤으나 예상보다 속도가 빨라 레벨을 두기보다는 하락 추세에 맞추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이전에 개입이 나왔던 레벨이라 개입 가능성이 충분하며 개입 시점에 촉각을 세우고 반등시 매도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