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이 6일 홍걸씨를 비롯한 세아들의 비리연루 의혹에 대해서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민주당 탈당이라는 '마지막 카드'를 던진 것은 정치로부터 자유로운 상태에서 국정에 전념하기 위한 포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민주당 탈당=김 대통령이 대국민성명에서 밝힌 탈당이유는 남은 임기동안 여야의 협력속에서 오직 국정에만 전념하기 위해서이다. 탈당이라는 '고단위 처방'으로 각종 게이트 의혹과 홍걸씨 등 아들문제를 정리해야만 국정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선 듯하다. 민주당의 노무현 대통령 후보의 입장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후보 경선과정에서 바람을 일으키던 노 후보의 지지도가 아들의 잇단 비리연루 의혹과 한나라당측의 공세로 인해 '주춤'거리고 있는데 대해 김 대통령이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얘기다. 김 대통령은 당적을 계속 보유할 경우 자신의 아들문제가 노 후보에게 걸림돌이 된다는 것을 부담으로 여겨왔다. 김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지금까지 걸어온 국정개혁에의 길을 확고히 지켜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청와대의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 "각종 게이트와 아들 문제를 포함해 모든 것을 정리하고 정치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상태에서 국정에 전념해야 할 시점이라는 것을 강조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대통령 아들 문제=그동안 직간접적으로 '검찰수사를 지켜보자'는 말만 되풀이해왔던 김 대통령은 이날 아들문제에 대한 결심의 일단을 드러냈다. 김 대통령은 "이 문제로 고민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면서 "검찰의 수사를 통해 사건이 엄정하게 처리되기를 충심으로 바라고 있다"고 '엄정처리'를 강조했다. 이에 따라 홍업·홍걸씨 등 아들 문제에 대한 검찰수사도 급진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지원 비서실장은 미국에 머물고 있는 홍걸씨의 조기귀국 여부에 대해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해,이미 홍걸씨가 귀국해 검찰소환에 응하는 상황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암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대통령은 각종 게이트의혹과 홍걸씨를 비롯한 세아들의 물의를 엄정하고도 완전하게 정리함으로써 새로운 국면에서 국정을 이끌어가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영근 기자 yg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