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를 받으면 술이 마시고 싶어지는 사람은 유전자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BBC가 2일 인터넷 판에서 보도했다.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의 라이너 스파나겔 교수는 미국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쥐실험을 통해 CRH1이라는 유전자가 스트레스 후음주성향을 좌우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문제의 유전자가 부족할수록 알코올 섭취량이 많아 진다는 것이다. 스파나겔 교수는 인간에게도 똑같이 이 실험결과를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어 알코올 중독 환자 치료에 전기를 마련해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연구팀은 쥐들을 정상쥐와 유전자를 조작한 변종쥐 두 그룹으로 나눠 스트레스전후의 알코올 섭취량을 비교 분석했다. 변종쥐는 CRH1 수용체를 만드는 유전자가결핍되도록 조작됐다. 먼저 정상쥐와 변종쥐 두 그룹에게 물과 농도가 다른 알코올 용액들을 마음대로선택하도록 한 결과 두 그룹은 모두 알코올 8% 농도의 용액을 선호했다. 그러나 다른 쥐의 공격, 사흘 연속 수영 등 두 가지 스트레스를 준 후 쥐들의알코올 섭취량을 측정한 결과 3주 후부터 정상쥐와 변종쥐의 섭취량이 크게 달라졌다. 변종쥐 그룹은 알코올 섭취량이 정상쥐 그룹보다 약 3배 많아졌고 스트레스 후6개월까지 섭취량이 계속 늘었다. 반면 정상쥐 그룹은 알코올 섭취량이 종전과 같았다. 스파나겔 교수는 변종쥐의 알코올 섭취량 증가가 스트레스 3주 후부터 시작된이유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고 시인하고 그러나 이 실험결과 알코올 중독환자의 특정한 표면적 증세는 신경생물학 메커니즘에 따른 것임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미국 과학진보협회의 앨런 레스너 회장은 "지금까지 알코올 중독 재발은 스트레스 때문인줄 알고 있었는데 유전자 구조가 이에 작용한다는 사실은 아주 중요하다"고 논평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성대기자 sd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