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주 증권거래소 이사장의 전출로 생긴 금융통화위원회의 빈 자리가 1주일이 넘도록 채워지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은 강 이사장의 금통위원 사표가 수리된 지난달 24일 곧바로 추천기관인 재정경제부에 후임자 추천을 의뢰했다. 그러나 재경부는 종전처럼 빈 자리가 생기면 전.현직 관료들을 연쇄적으로 이동시키는 "쓰리쿠션 인사"에 대한 여론이 나빠 차일피일 미루는 형편이다. 때문에 2일 금통위 정례회의는 위원 6명(한은 총재 포함)으로 진행했다. 오는 7일 임시회의(콜금리 결정)때도 자리를 채우긴 어려워 보인다. 한은법 시행령에는 금통위원 결원이 생기면 한은이 "지체없이" 추천을 의뢰해 임명절차를 밟도록 돼있다. 한은 관계자는 "금통위원의 임기만료 한달전에 추천을 요청해 공백이 없도록 한 한은법 취지를 감안할 때 중도교체때도 공백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은 내부에선 "관료출신 불가"로 배수진을 친 상태.노조는 재경부의 "인사 전횡"을 비난하며 보름째 농성중이고 국.팀장급 간부들도 비슷한 내용의 성명서를 냈다. 이와 관련,박승 한은 총재는 "(관료출신의 금통위원 임명이)이번만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전윤철 부총리겸 재경부 장관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재경부는 하이닉스 처리 등 현안으로 코가 석자여서 금통위원 인선문제는 우선순위를 뒤로 미뤘다. 가뜩이나 심기가 불편한 임명권자(대통령)에게 누를 끼칠까봐 걱정스런 탓이다. 오형규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