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미국 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확산되면서 지난주 이후 미 달러화 가치의 약세조짐이 뚜렷하다. 엔화 가치는 달러당 1백30엔대에서 1백20엔대로, 유로화는 0.80달러에서 0.90달러대로 올랐다. 원화가치도 강세를 유지, 달러당 1천3백원선을 뚫었다. 달러값은 무역 등 세계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그 약세가 어디까지 지속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달러화 약세는 단기적으로 그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때문에 원.달러 환율도 올해 안에 달러당 1천2백50원을 마지노선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 달러약세 언제, 어디까지 가나 =미 달러화 가치의 약세국면이 아직까지 기조적으로 정착됐다고 말할 수 없는 상태다. 미국 이외 여타 국가의 통화가치가 강세가 될만한 뚜렷한 요인이 없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엔화 및 유로화를 비롯한 세계 주요통화에 대해 달러화 가치가 약세를 보이는 것은 그동안의 강세기조에 대한 반사적 성격이란 시각이 다수다. 실제로 일본경제는 부분적으로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경기회복의 관건인 민간소비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재정적자와 국가채무가 각각 GDP의 11%, 1백32%에 이르고 있어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도입할 여유도 없다. 유럽경제도 경제통합보다는 회원국들의 정체성 문제에 관심을 보여온 우파가 세를 확산하고 있어 좌파의 전폭적인 지지하에 추진해 왔던 유럽경제 통합이 다소 지연될 전망이다. 이는 유로화 가치회복에 저해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 원화 환율은 어떻게 될까 =단기적으로는 원화 환율의 하락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미 달러화 가치가 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월말 장세를 맞아 수출대금이 국내외환시장에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 그렇다. 문제는 중장기적으로는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외환당국은 현재 외환보유고가 1천억달러가 넘어섬에 따라 추가적립에 따른 기회비용이 만만치 않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여기다 경기조절 차원에서 원화 절상을 한 수단으로 고려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외환수급상 달러공급 과잉상태가 나올 경우에는 그대로 매도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올들어 1.4분기까지는 엔화 환율에 의해 원화 환율이 좌우돼 왔으나 앞으로는 외환수급 요인이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외국인 자금이 한국증시에서 외국인들이 목표로 하는 수익률을 어느정도 달성한 데다 구조조정 과도기 단계에서 선진금융기법을 갖고 있는 외국인들이 누릴 수 있는 이익도 줄어들고 있다. 따라서 환율이 올 2.4분기 이후 외환수급 요인에 의해 좌우되는 여건이 형성된다 하더라도 원화 환율이 크게 하락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 전망기관들이 원화 환율이 달러당 1천2백50원 이하로 떨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한상춘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