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의 약세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지난 18일 연중 최고치를 찍은 이후 갈 지(之) 행보를 보이고 있다. 24일에는 10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코스닥시장은 "작전쇼크"의 충격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한채 80선마저 무너졌다. 증시 전문가들은 현재 약세장의 가장 큰 원인으로 수급 여건을 꼽고 있다. 이렇다할 매수 주체가 없는 상황에서 주식형 펀드 환매 및 자금유입 둔화,매수차익잔고 급증에 따른 심리적 부담 등이 어우러져 증시의 단기 수급 구조를 꼬이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펀더멘텔 상승 여력은 충분히 남아있는 데다 종목별 차별화 장세가 본격적으로 펼쳐지고 있어 우량주를 장기 보유하는 전략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권하고 있다. ◆900만 넘으면 자금유입 둔화=지수가 900을 돌파하면 주식형 펀드의 환매가 늘어나고 신규 자금이 더뎌지는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 이달 중순 조정장 이후 900을 재돌파했던 지난 16일 투신권의 순수 주식형 펀드(주식편입비중 60∼95%)수탁고는 9조3천8백7억원.이후 주식형 펀드 수탁고는 계속 하락해 지난 22일 기준 수탁고는 9조1천6백48억원으로 2천1백59억원 줄어들었다. 주식편입비중이 50∼60%인 투신사의 주식혼합형 펀드 상황도 마찬가지여서 지난 16일 14조6천5백49억원에서 22일 14조3천6백7억원으로 2천9백42억원이 빠져 나갔다. 현대투신운용 김윤정 부장은 "지수가 900을 넘어서자 지난 99년과 2000년 설정된 펀드들의 원금회복과 지난해말 이후 설정된 펀드들의 차익실현으로 환매요구가 늘고 있다"며 "최근에는 2백억∼3백억원씩 맡긴 기관의 단독펀드 환매도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지수 900선에 대한 부담감으로 자금 유입 속도는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다. 한국투신운용 관계자는 "지수 800선에서는 하루 1백50억원씩 들어오던 펀드에 최근에는 70억∼80억원씩으로 자금유입이 둔화되고 있다"며 "이같은 현상은 지수가 올들어 처음으로 900을 돌파했던 이달초에도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투신권의 매수 여력도 그만큼 줄어들어 지난 18일 이후 5일 연속 매도 우위를 보이며 이 기간에만 5천4백91억원을 순매도했다. ◆차익거래 잔고 급증=매수차익 거래 잔고가 연일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것도 수급 여건에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매수 차익거래 잔고는 지난 22일 1조2천4백70억원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뒤 23일에는 1조2천5백90억원까지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최근 증시에서 프로그램 매매의 영향력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매수차익 거래 잔고가 급증하고 있는 것은 프로그램 매물에 대한 우려감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동양증권 전균 과장은 "현재 매수차익 거래 잔고중 1조원 정도는 선물과 가격차이인 베이시스 0.3∼0.4포인트 선에서 발생한 것으로 백워데이션으로 급변하지 않는한 매물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그러나 증시 수급상황에 심리적 부담이 될 소지는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 ◆향후 전망 및 대응전략=전문가들은 펀더멘털상 기조는 여전히 양호한데다 수급구조도 중장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투운용 김성대 주식운용본부장은 "기관들이 주식 편입비중을 축소할 움직임은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지난번 900 돌파 이후 850선까지 내려갈 때 자금이 폭주했듯이 900선 언저리에서는 자금 유입이 다시 활발히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본부장은 "앞으로 상승장은 철저히 우량주를 중심으로 전개될 것인 만큼 단기 조정시마다 우량주를 매수해 지속적으로 보유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