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설훈 의원이 19일 "최규선씨는 2001년 12월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의 측근인 윤여준 의원 자택(용산구 이태원동)에서 이회창 총재에게 전달해달라며 현금 2억5천만원을 전달했다"고 주장해 정치권에 파문이 일고 있다. 설 의원은 이날 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최씨 측근의 제보라며 "이회창 총재의 방미활동에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돈이 전달됐다고 말했다. 설 의원은 "최 씨는 윤 의원의 측근인 문 모씨를 통해 한인옥 여사를 3~4차례 만났으며 최씨가 이 전 총재 방미때 한 여사와 바바라 부시와의 면담도 추진했다"고 말했다. 설 의원은 "최 씨와 이 전 총재와의 긴밀한 관계는 최 씨의 비위사실 은폐로 이어졌다"며 "최 씨는 한나라당 홈페이지에 자신의 비위사실이 게재되자 윤여준 의원에 전화를 걸어 삭제를 요청했고 윤 의원은 이를 삭제했다"고 주장했다. 설 의원은 이어 "이 전 총재는 윤 의원을 통해 최씨가 제공한 2억5천만원을 전달받았는지 국민앞에 분명히 공개해야 한다"며 "아울러 전달받았다면 어떤 명목이었는지를 밝혀라"고 요구했다. 설 의원은 또 "이 전 총재와 한인옥 여사가 최규선씨와 개별적으로 만난적이 있는지 여부도 자진해서 공개해야 한다"며 "이 전 총재의 아들인 이정연씨도 최 씨와의 관계에 대해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윤여준 의원은 이에 대해 "최규선 씨를 몇차례 만난 것은 사실이나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이날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설훈 의원의 주장에 대해 "설 의원은 녹음 테이프가 있다면 공개하고 의도적으로 사실을 날조해 중대한 명예를 훼손한 만큼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지난해 늦여름께 과거 공직에 있다가 현재는 미국에 거주중인 문모씨 소개로 최씨를 만난 이후 6~7차례 여의도와 집 근처 커피숍에서 만난 사실은 있지만 집에서 만난 기억은 없으며 돈을 받은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최씨는 나를 만나 처음에는 자신이 이 전총재의 방미 등 대미관계를 도울수 있다고 했고 최근에는 홍사덕 의원의 서울시장 경선문제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면서 "그러나 이 전총재의 대미관계는 내 담당이 아니고 홍 의원도 도울 입장이 아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설 의원의 주장에 대해 "의도적으로 날조된 것"이라며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설 의원이 이같이 폭로하자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부터 "김대중 대통령의 세아들 비리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국정조사를 요구하며 철야농성에 들어가는 등 여야가 대통령 아들비리의혹 문제로 극한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다. 김형배 김병일 기자 k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