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금리가 보합세로 마감했다. 미국 채권 금리 상승으로 국내 채권 금리도 상승 출발했다. 그러나 주식시장이 급등, 종합지가지수는 연중 최고 폭을 경신했지만 채권 매도세는 그만큼 강하지 않아 금리는 더 이상 오르지 않았다. 오후장 들어 정부가 수출이 기대한 것 만큼 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 데 따라 투자 심리가 다소 호전됐다. 국채 선물 역시 오전중 하락세를 보였으나 장 막판 들어 상승 전환, 사흘만에 강세로 마감했다. 17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권 2002-4호 수익률은 전날과 같은 6.51%를 기록했다. 비지표물인 3년 만기 2002-1호도 전날과 같은 6.54%를 장 막판 기록했다. 2002-1호는 한때 6.57%까지 올랐다가 매물이 추가로 출회되지 않자 선물 상승 영향으로 상승폭을 좁혔다. 5년 만기 2002-5호 수익률은 7.08%로 전날과 같았다. 통안채 2년물은 0.01%포인트 오른 6.41%를, 1년물은 전날과 같은 5.45%를 각각 가리켰다. 회사채 금리 역시 전날과 같았다. 3년 만기 무보증회사채 수익률 가운데 AA- 등급은 7.24%를, BBB- 등급 수익률은 11.23%를 각각 가리켰다. 국채 선물은 강보합으로 거래를 마쳤다. 6월물은 0.02포인트 상승한 102.71을 기록했다. 한때 102.64까지 내려갔으나 일부 은행의 매수 주문으로 반등했다. 거래량은 3만3,843계약으로 여전히 보잘 것 없었다. 이날 선물 시장에서 외국인과 선물회사는 각각 2,113계약, 1,358계약을 순매수했다. 반면 투신사는 3,378계약 매도 우위를 보였다. ◆ 박스권 장세 예상 = 이날 신국환 산업자원부 장관은 유럽연합상공회의소 초청 오찬강연에서 "이달 수출 증가율이 7∼8%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초 두자리수% 증가를 예상하던 시장 관계자들은 신 장관의 이 같은 발언으로 경제 회복 전망을 수정해야 했다. 또한 전철환 신임 부총리는 라디오에 나와 "현행 정책기조의 큰 틀을 유지하되 5월 20일께 나오는 1/4분기 실적(GDP)을 본 뒤 필요한 것을 미세조정하겠다"고 밝혀 정부의 거시 경제 정책이 급하게 긴축으로 선회하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전날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금리 인상은 3개월 정도 시차를 둘 것"이라고 밝혀 콜금리 인상이 급하게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형성된 뒤 나온 정부의 발언으로 투자심리가 다소 안정됐다. 그러나 시장 관계자들은 금리인상 시기가 다소 늦춰지더라도 채권 시장이 강세로 전환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하고 있다. 대한투자신탁증권의 유승곤 애널리스트는 "오후장 들어 금리가 하락 곡선을 그린 것은 수요가 늘었다기보다는 공급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무너진 투자 심리가 완전히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선물의 안효성 대리도 "미국 역시 금리가 저점을 찍고 상승 전환한 것으로 보여 우리나라 채권 시장에 우호적이지만은 않다"며 "강세 전환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당분간 박스권 장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유승곤 애널리스트는 3년물 국고채 금리가 6.4∼6.66%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살로먼스미스바니는 주간 한국경제 보고서에서 월말 경제 지표가 발표될 때까지 6.5% 전후의 금리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경닷컴 양영권기자 heem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