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경기정책 기조가 완연히 달라지고 있다. 이미 이달초 가계대출 억제책을 내놓을 때부터 부양보다는 안정 쪽에 무게를 싣는 모습이었다. 9일에는 진념 부총리가 직접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는 이례적인 발언을 내놨다. 그는 한 모임에서 "올해 우리 경제는 5% 수준의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5%는 정부가 보는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더 이상의 경기부양책은 쓰지 않겠다는 말로도 해석되는 대목이다. 진 부총리는 오는 12일 열릴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공식적으로 경제정책 기조를 안정으로 바꿀 예정이다. 진 부총리는 경기가 잠재성장률 수준(5∼6% 성장)에 도달할 경우 거시경제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혀 왔다. 그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재정 집행도 상.하반기를 균형되게 운용하겠다"고 말했다. 정책 기조를 바꾸는 것은 아니고 미세 조정하는 것이라는 설명을 붙였다. 재경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한국은행이 다음달(5월) 콜금리를 인상하더라도 재경부는 이를 받아들일 것"이라고도 말했다. 5월 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그는 "민간과 연구소 등 대부분이 경기 과열을 우려하고 있다"며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리는 것에 대해 제동을 걸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금리가 과도하게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한국은행이 상징적으로 금리를 소폭 인상한다고 해서 이를 긴축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적어도 방향 만큼은 안정 쪽으로 선회하는 것이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진 부총리는 대우자동차 등 부실기업 처리와 관련, "가까운 시일내에 매듭짓겠다"고 말했다. 공기업 민영화와 관련해서는 "KT와 한전은 매각을 통해 결실을 얻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수진 기자 park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