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외국인 매도와 옵션만기 부담으로 큰 폭 하락했다. 종합지수는 나흘만에 900선 아래로 떨어졌고 코스닥지수는 2% 가량 내렸다. 9일 증시는 악재보다 호재가 많았음에도 수급에 균열이 생기며 급락했다. 외국인이 닷새 연속 강한 매도 공세를 편 가운데 기관과 개인이 적극적인 대응을 자제하면서 미끄러졌다. 장 초반 월요일 나스닥지수 반등, 이스라엘군의 철수에 따른 중동위기 해소 기대, D램 가격 상승 등과 전날 급락에 따른 반발매수세 유입으로 반등하기도 했으나 이내 되밀렸다. 오후 들어 진념 부총리의 경제성장률 상향 조정, 대우차 매각 임박 발언 등으로 다시 방향전환을 시도했으나 밑변 강화에 도움을 주는 데 만족해야 했다. 시장에서는 완만한 조정 장세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했다. 이날 옵션만기를 이틀 앞두고 오히려 매수차익잔고가 증가하는 등 수급불균형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다만 미국 테러 사태 이후 강력한 지지력을 형성한 종합지수 20일 이동평균선이 지켜짐에 따라 개별 기업의 실적호전 등으로 기술적 반등이 일어날 기반이 조성됐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옵션만기를 앞두고 변동성이 확대될 공산이 커졌다. 지지선 설정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1/4분기 실적개선주와 M&A관련주 등으로 차별화 장세에 대비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2일 등정한 900고지를 손쉽게 내줬다. 사흘 연속 하향 곡선을 그리며 전날보다 12.02포인트, 1.33% 내린 888.67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86.21로 1.78포인트, 2.02% 하락했다. 주가지수선물 6월물은 0.75포인트, 0.67% 빠진 111.25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유가급등으로 운수창고가 6% 넘게 내렸고 전날 M&A재료 등으로 상승한 증권, 보험업종이 비교적 크게 하락했다. 철강금속을 제외한 비금속광물, 건설, 의약 등 대부분 업종이 내렸다. 외국인이 매도에 치중함에 따라 대형주 약세가 두드러졌다. 삼성전자가 자사주매입, D램 가격 상승 등 호재에도 보합권에서 거래를 마쳤고 삼성전기, 기아차, 삼성SDI, 삼성화재 등 옐로칩이 급락했다. 이밖에 지수관련주는 현대차, 국민은행, KTF, 국민카드, 휴맥스, SBS 등이 빠졌고 SK텔레콤, 포항제철, LG텔레콤, 기업은행 등이 상승했다. 실적발표 시즌을 맞아 1/4분기 실적을 내놓은 기업이 주목받았다. 신도리코, 넥센타이어, LG홈쇼핑, CJ39쇼핑 등이 큰 폭 개선된 실적으로 급등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한진해운, 대한해운 등은 유가급등을 피해가지 못하고 가파른 내림세를 탔다. 대우차판매, 대우건설은 각각 매각과 신용등급 상향을 재료로 장초반 약세권에서 오름세로 방향을 틀었다. 굿모닝증권은 합병 발표 하루만에 8% 이상 내렸고 세종증권은 해외매각설로 널뛰기한 끝에 회사측의 부인으로 1% 강세로 거래를 마쳤다. 한국콜마는 신규 상장 첫 거래를 상한가로 신고했다. 외국인이 닷새 연속 매도우위를 이으며 1,809억원을 순매도했고 기관과 개인은 각각 831억원, 106억원 매수우위를 나타냈다. 프로그램 매수가 2,373억원 유입되며 추가하락을 저지했다. 프로그램 매도는 1,215억원 출회됐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수급장세가 연장되고 있는 가운데 옵션 만기를 앞두고 있어 변동성 확대가 예상된다"며 "지지선 설정을 확인하고 투자에 임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추가 조정에 무게가 실리지만 중장기 전망이 긍정적인 만큼 조정을 포트폴리오 교체와 우량주에 대한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