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치고 합쳐야 산다" 증권업계에 "빅뱅"이 시작됐다. 신호탄은 신한금융지주회사가 쏘아올렸다. 신한금융은 굿모닝증권을 인수,신한증권과 합병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굿모닝증권과 신한증권의 합병 계획은 뭍밑에서 진행되고 있는 증권사간 합종연횡 움직임이 표면화되고 있음을 보여준 케이스"라고 말한다. 모두가 예상해왔던 증권사간 M&A(인수합병)이 이제 현실화되는 단계에 이르렀으며 앞으로 속속 뒤를 이을 것이란 예상이다. 증권업계에 M&A 바람이 불어닥치고 있는 배경은 간단하다. 증권사의 수익기반이 점차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위탁매매(브로커)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수익구조,사이버거래(70~80%)확산에 따른 수수료수입 감소,간접상품 판매위축,증권사 난립에 따른 경쟁심화 등이 복합적으로 빚어낸 결과다. ◇구조조정의 무풍지대=증권업계는 사실상 IMF체제 이후 은행·보험권과는 달리 이렇다할 구조조정을 겪지 않았다. 나아가 IMF체제 이후 금융자율화 조치로 시장문턱(증권업 인가)이 낮아지자 온라인,위탁매매,법인브로커 등 전문 증권사들이 대거 탄생했다. 게다가 증권사들의 큰 고객(법인브로커)이었던 한투 대투 현투 등 대형 투신사들까지 증권사로 전환,위탁매매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 결과 IMF체제 이전 28개였던 증권사는 현재 42개로 늘어나 말 그대로 춘추전국시대를 연상케 하고 있다. ◇수익구조 악화=경쟁심화로 증권사의 '파이'는 갈수록 적어지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사이버트레이딩(HTS)의 급속한 보급으로 수익구조가 약해졌다. 여기에 사이버수수료는 증권사의 약정경쟁으로 일반거래의 5분의 1에서 10분의 1수준까지 떨어졌다. 박리다매(薄利多賣)를 위한 대형화 전략으로 나갈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또 지난 99년 '대우채 펀드소동'으로 신뢰가 손상됐다. 이로 인해 간접상품 판매 주도권을 은행에 빼앗길 처지에 놓였다. ◇증권주 투자포인트=증권사의 이같은 수익구조는 최근 증권주의 움직임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증권업종지수는 작년 9월 이후 최근까지 1백19% 상승했다. 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 상승률 98%를 웃도는 수준이다. 하지만 이는 지난 99년에 비하면 게걸음에 불과하다. 과거 98년10월∼99년7월에는 당시 종합주가지수가 300에서 800으로 1백60% 상승할 때 증권업종지수는 490에서 3,580으로 무려 6백30%나 폭등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증시호황→증권사 수익개선→증권주 초과상승'이란 개념이 크게 퇴색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최권욱 코스모투자자문 대표는 "증권주에 대한 접근을 달리 할때가 됐다"며 "당분간 M&A재료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전방위로 부는 M&A바람=현재 현대 대우등 대형 증권사 2곳이 새로운 주인을 찾고 있다. 현대증권은 지난해 AIG컨소시엄과 매각협상 결렬 이후 현재 푸르덴셜 등 새로운 투자가들과 접촉중이다. 산업은행이 주인인 대우증권은 현재 우리금융지주회사를 비롯한 은행 및 증권사들이 인수를 타진중이다. 세계 증권업계의 '큰손'인 소로스가 보유지분의 절반 가량을 처분한 서울증권도 M&A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서울은행 인수에 나섰던 동원증권도 다각적인 진로를 구상중이다. 세종 신흥 유화 부국등 중소형 증권사도 매물로 나와 인수자를 물색중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