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 물싸움에 목마른 童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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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이 물을 실컷 마시게 해 줬으면 좋겠어요"
울산시 울주군 온남초등학교 1학년 김아랑양(8)은 물통을 들고 등교한다.
학교에는 마실 물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문을 연 이 학교는 지난 1일부터 하루 20∼30톤의 물을 인근 울주군 상수도사업소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일부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학교 안으로 상수도관이 연결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톤당 8백∼9백원에 불과한 온양정수장 물값에 하루 3번 운행되는 대형차량 운송비와 인건비 등이 합쳐져 톤당 1만원에 이르는 돈을 학교측이 물고 있다.
이로 인해 학생들에게는 체육수업이 그다지 반가운 시간이 아니다.
운동장에 있는 급수대에서 물이 나오지 않아 손조차 씻을수 없기 때문이다.
학교측은 당초 식수로 사용하려던 지하수가 음용수로 부적합한 것으로 판정돼 공급을 중단해 버렸다.
이 학교가 이처럼 급식에 어려움을 겪게 된 것은 토착민들로 구성된 가칭 맑은물대책위가 물 공급을 반대한 데서 비롯됐다.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하는 조건으로 건축허가를 받았다는 점을 이유로 들고 있다.
이 단체는 "온양정수장의 하루 물 공급량이 3천여?에 불과해 이 물을 학교에 주면 지역 전체가 식수대란에 빠지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태가 이렇게 된 것은 비교적 수질이 좋은 온양정수장 물이 최근 잇따라 신축중인 아파트 주민들에게 돌아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토착민들이 학생들을 볼모로 삼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울산시 교육청은 다음주중 학교안에 대형정수기를 설치하기로 했다.
그러나 원수 수질이 나빠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수 없는 실정이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