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훈 전문기자의 '세계경제 리뷰'] 美.노르웨이의 유리천장 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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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노르웨이정부가 이상한 정책을 하나 발표했다.
2005년까지 모든 국영기업과 일반 상장회사들은 이사진의 40%를 여성으로 채우라는 것이다.
정책배경으로 여성의 권익향상과 여성 고급인력활용을 내세웠다.
명분과 취지는 그럴 듯하지만 노르웨이 CEO들의 볼은 잔뜩 부어 있다.
능력과 상관없이 여성임원수가 크게 늘어나게 돼서만은 아니다.
이보다는 기업의 대외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불만을 감추지 않고 있다.
'정부의 간섭속에서 노르웨이기업들이 제대로 굴러 갈 수 있을까'
해외투자자들이 이런 의문을 가질 수 있다는 게 노르웨이 CEO들의 걱정이다.
현재 노르웨이 상장업체들의 여성임원 비율은 7%.
여성임원층이 얇기는 글로벌스탠더드로 자처하는 미국도 마찬가지다.
경영전문잡지 포천이 선정한 미국 5백대 기업의 여성임원 비율은 12.4%,여성이 CEO인 기업은 6개에 불과하다.
여성이사는 10명중 한 명,여성 CEO는 약 1백명중 한 명꼴이다.
전체 여직원 수가 적으니 여성임원 수가 적은 것은 당연하다는 반론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능력제일주의가 경영모토인 미국기업에서도 여성차별은 엄연한 현실이다.
직장에서 소수파,특히 여성의 승진을 막는 보이지 않는 장벽인 '유리 천장(glass ceiling)'은 분명히 존재한다.
미국 헤드헌터업체 굴드매코이&채딕이 묘사한 직장풍속도는 미국기업의 유리천장이 높고도 두껍다는 걸 보여준다.
"여직원이 고위직에 오르면 더 이상 업무의 파트너가 아니다.
직원들은 단지 그녀 편을 들 것인가,말 것인가만 결정한다"
이 유리천장 때문에 미국의 많은 여직원들이 적당한 선에서 회사를 떠난다.
유리천장이 없는 내 회사를 차리기 위해서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몇년간 2대1의 비율로 여성이 남성보다 자기 회사를 더 세웠다.
이 추세라면 이브 기업수가 아담 기업수를 능가할 날이 멀지 않았다.
2000년말 현재 미국내 여성소유 기업체는 9백만개,남성소유 회사는 1천1백40만개다.
미국의 유리천장은 피해자인 여성 스스로에 의해 깨지고 있다.
그러나 노르웨이에서는 정부간섭과 규제의 힘으로 유리천장이 부서진다.
경제대국과 경제소국의 차이점 중 하나다.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