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기업가와 실패한 기업가의 차이는 무엇일까. 김성수 경희대 교수는 '성공한 창업자의 기업가 정신-세계를 움직인 경영자들'(삼영사,2만6천원)에서 '정신의 차이'라고 규정한다. 성공한 사업가는 도전과 개척정신,근검절약과 신용제일주의,신념의 정신을 바탕으로 하는 반면 실패한 사업가는 탐욕과 낭비,불성실과 신용결여,피해망상과 인내력 부족,도전과 개척정신 및 신념의 결여를 특징으로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를 유일한(유한양행) 이병철(삼성) 정주영(현대) 구인회(LG) 최종현(SK) 김향수(아남산업) 신용호(교보생명) 조중훈(한진) 등의 국내 기업 창업자와 빌게이츠(마이크로소프트) 손정의(소프트뱅크) 잭 웰치(GE) 아이아코카(크라이슬러) 포드(포드자동차) 등 세계적 경영자들의 사례를 통해 밝히고 있다. 유한양행의 창업자 유일한 전 회장(1894∼1971)은 1936년에 국내 최초의 종업원지주제를 실시하고 지난 68년 기업을 공개한 선구적 경영자다. 또 이듬해 회장에서 물러나면서 혈연이나 인척관계가 전혀 없는 전문경영인에게 경영을 맡겼다. 기업들의 탈세가 횡행했던 시절인 67년 세무조사에서 1환도 틀리지 않았을 정도로 납세정신도 철저했다. 삼성의 창업자 이병철 전 회장(1910∼87)은 현대성의 추구와 사업보국,인재제일과 일등주의,기술혁신을 기업가 정신으로 삼았다. 특히 지난 69년 삼성전자 설립에 이어 중화학공업과 반도체·컴퓨터·조선·정밀기계·유전공학·항공산업 등에 뛰어든 것은 기업환경의 변화를 신속하게 파악하고 결정한 결과다. 정주영 현대 전 회장(1915∼2001)은 구두 한 켤레로 10년을 신는 근검절약과 쓰러지더라도 신용을 지키는 신용제일주의를 기업정신으로 삼았다. 소떼방북과 유조선으로 바다를 메우는 유조선공법 등 기발한 창의력과 기술개발도 빼놓을 수 없는 정 회장의 덕목이다. 김 교수는 "이들 창업자의 행동양식과 경영철학,경영전략을 보면 경영에는 왕도가 없다는 걸 발견하게 된다"며 "99.9%가 끝없는 노력의 산물"이라고 밝혔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