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유명해서 누구나 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방대한 분량과 종교서라는 부담 때문에 쉽게 읽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성서다. 서양인들을 아는 데 성경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있을까. 이런 점에서 성서는 교양인이건 비즈니스맨이건 간에 제대로 한번 읽어볼 만한 책이다. 서점에 가면 성서와 관련된 수많은 책들이 나왔다. 독자들은 '선택의 자유'가 아니라 '혼동의 자유'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온 가족이 함께 읽는 신약 성서이야기'(헨드릭 빌렘 반 룬 지음,생각의 나무)는 어른부터 아이들까지 성서를 이해하는 첫걸음으로 활용할 만한 귀한 책이다. 왜 그런가? 지금은 바로 브랜드(Brand)시대이다. 작가인 헨드릭 빌렘 반 룬이란 브랜드를 보면 된다. 1882년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나서 미국에서 저널리스트와 작가로 활동했던 사람이다. 그는 역사의 대중화에 큰 획을 그은 인물이기도 하다. 최근에 국내에 번역되어 나온 '인류이야기'(아이필드)도 그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다. 단아한 문체,아름다운 그림이 가득찬 그의 책은 한편의 동화책을 읽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게 만드는 매력을 갖고 있다. 성서처럼 어려운 내용을 이렇게 유려한 문체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마음에 든다. 성서를 원저 그대로 읽다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한둘이 아니다. 역사적인 맥락에서,그리고 역사적인 사건들과 함께 풀어쓴 성서는 우리들에게 성서를 한편의 역사책으로 다른 한편으론 동화책으로 받아들여지게 만든다. 예를 들어 예수가 등장하던 무렵을 "예수가 살았던 세상은 조화롭지 못했다. 강력한 지위의 사람들에게는 너무 많은 것이 있었던 반면에 노예들은 가진 것이 전혀 없었다. 그러나 그 수는 강자들보다 천 배는 더 많았다"라고 말한다. 짧은 문장 속에 보통 사람들이 쉽게 머리 속에 그릴 수 있도록 쓸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작가는 그렇게 흔하지 않다. 다른 부분을 한번 보자.그는 기독교가 세계 종교로 발돋움하게 되는 장면을 이렇게 그리고 있다. "고대 율법의 지혜는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 히브리어 속에 담겨 있었지만,그리스도와 연관된 모든 것은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가 당대의 국제 공용어로 만든 그리스어로 기록되었다. 무대가 마련된 것이다" 전편을 흐르는 그의 메시지는 "예수의 가르침은 사랑과 정의를 실천하여 행복을 추구하고자 하는 가장 고귀한 인간의 영혼을 표현한 것이었다"로 이해할 수 있다.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gong@go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