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칼럼 '박성희의 괜찮은 수다'] '뽀얀 얼굴' 좋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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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같이 맑고 투명한 피부를 가질 수만 있다면!"
21세기 한국에서 다이어트는 종교라고 하거니와 피부관리 또한 그에 못지 않다.
대학 1년생부터 50~60대 여성까지 피부과와 피부관리업소에 줄을 선다.
오죽하면 "미혼여성지는 수입브랜드,주부잡지는 피부과와 성형외과 광고가 먹여 살린다"는 말까지 나왔을까.
실제 피부과는 대성황이다.
90년대 중반 서울 신촌 이화여대 입구에 문을 연 "이지함"(이유득 지혜구 함익병의 첫글자)과 서초구 양재동에서 시작한 "차&박"(차미경 박연호)등 이른바 브랜드피부과의 체인점 수 또한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피부과를 찾는 이유는 대동소이하다.
자꾸 솟는 여드름,거무칙칙한 기미,늘어나는 점과 검버섯 잔주름,울퉁불퉁한 여드름 자욱과 커진 모공을 없애 하얗고 탄력있는 피부를 지녔으면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처치는 보통 두 단계로 이뤄진다.
화학박피술,레이저박피술,크리스털 필링 등을 한 뒤 사후 손질을 해주는 것이다.
화학박피술은 약품을 이용 외피를 한겹 벗겨내는 것,레이저박피술은 약을 발라 부분마취를 시킨 뒤 레이저로 태우는 방법,크리스털 필링은 미세한 금속성가루로 얼굴을 페이퍼질 하듯 문지르는 것이다.
최근엔 화학박피술보다 레이저시술이나 크리스털 필링이 많아지는 추세다.
레이저시술은 1~2회로 끝나지만 크리스털 필링은 1~2주 간격으로 6회 정도 반복한다.
크리스털필링의 경우 한번(6회)에 60만원이상 받고 레이저박피술 역시 값이 만만치 않지만 "깨끗해지기만 한다면" 아까울 게 없는 여성들의 발길이 줄을 잇는다.
방법은 모두 피부를 한겹 벗겨내는 것이다.
그러나 속살이란 겉살보다 약하게 마련이다.
처음엔 아기피부처럼 뽀얗게 된 듯하지만 사후관리를 잘못하면 자칫 전보다 더 검어질 수 있다.
때문에 어디서나 피부관리시스템을 운영한다.
종류는 숯 진흙 콜라겐 야채 석고 팩과 비타민C 주입 등 갖가지로 1회당 5~7만원이지만 화이트닝은 더 비싸다.
피부관리가 유행하자 최근엔 아예 마사지를 미끼로 화장품을 파는 곳도 생겨났다.
휴대폰으로 무료마사지를 해준다는 메시지를 띄운 뒤 찾아가면 비싼 화장품을 파는 것이다.
그것도 70만~80만원어치씩이나.
"이쁘다는 건 경쟁력이니까"라는 광고문구가 나오는 마당에 "얼굴이 작아진다" "여드름이 치료된다"는 데 솔깃하지 않을 여성이 드물다는 걸 이용하는 셈이다.
그러나. 수술이나 마사지 화장품으로 "수정같은" 피부를 만들 수 있다면 무슨 문제랴.어떤 방법으로도 일단 생긴 기미를 말끔히 없앨 순 없다고 하는데다 미백용 비타민C나 주름제거용 레티놀제품이 사람에 따라 뾰류지 등 트러블을 일으킨다는 것 또한 알려진 사실이다.
어디서나 자외선차단제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차단제만 열심히 바르고 수분공급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피부가 건조해져 주름이 늘어난다.
아름다워지고 싶은 욕망,주름살을 없앤다는 보톡스나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아서라도 젊어지고 싶은 욕구를 탓할 순 없다.
하지만 어느 것도 광고문구처럼 완벽하거나 영구적이지 않다.
레이저시술 후 되레 피부가 더 얼룩덜룩해졌다는 사람도 있다.
맛사지 또한 받으면 기분은 좋지만 근본적인 효과는 미지수다.
값비싼 기능성화장품 또한 자기 피부에 맞지 않으면 아무 소용도 없다.
한번쯤 (피부과에)가보고 (마사지도)받아보고 (비싼 화장품을)사볼 순 있겠지만 유행을 좇아 너무 무리하진 말 일이다.
본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