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담보대출 비율 인하] 가계대출 확대경쟁에 제동 ..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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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이 부동산담보대출 한도를 하향 조정키로 함에 따라 잠재적 불안요인으로 지적돼온 은행들의 담보대출 확대 경쟁이 '숨고르기'에 들어갈 전망이다.
경기 회복과 함께 시장금리는 상승세를 타고 있는 반면 부동산값 상승세는 주춤하는 기색이 역력해 다른 은행들도 부동산담보대출 확대전략을 재검토하지 않을 수 없는 시점이다.
그러나 대부분 은행이 일단은 "아직 담보대출한도를 조정할 계획이 없다"고 밝히고 있어 은행 담보대출확대를 둘러싼 논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신한은행의 담보비율 하향조정 배경 =금리상승과 부동산값 상승세가 주춤한 것이 주된 요인이다.
올들어 시장금리는 야금야금 올랐다.
3년만기 국고채 유통수익률의 경우 작년말 연 5.91%에서 2일엔 6.53%까지 올랐다.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금리는 대부분 시장금리에 연동돼 있다.
대출금리가 오르면 대출받는 사람의 이자부담이 가중된다.
은행으로선 이자를 제때 받지 못하는 경우가 초래될 수도 있다.
따라서 대출한도를 미리 줄이는 방안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더욱이 올들어 정부의 강도 높은 집값안정대책으로 전국의 아파트값 상승세가 주춤해졌다.
부동산값이 하락세로 돌아설 경우 은행들은 담보부족에 시달리게 되고, 이는 고스란히 부실여신으로 남게 된다.
이런 상황을 미리 방지하기 위해 가계대출(특히 담보대출) 확대에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었고, 신한은행이 이를 수용한 셈이다.
◇ 은행들의 담보대출한도 =시가의 80∼90% 수준이다.
조흥은행은 시가의 89%까지를 대출해 주고 있다.
국민은행도 시가의 72~88%까지 빌려주고 있다.
나머지 은행들도 비슷하다.
하나은행은 감정가의 1백%까지 대출해 주고 있다.
하나은행은 그러나 감정가의 80%까지만 담보로 인정하고 20%는 보증보험의 보증을 받게해 실제 은행이 책임지는 부분은 감정가의 80% 수준이다.
현재 감정가는 시가와 별 차이가 없다.
은행이나 전문감정기관이 감정가를 산정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지역 아파트의 경우 최근 감정가는 시가와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이 은행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집값이 오를수록 은행 담보대출한도도 자동적으로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 다른 은행들의 입장 =신한은행을 제외한 다른 은행은 "아직은 담보비율을 하향조정할 계획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비록 금리가 오르고 부동산값의 상승세에 제동이 걸린 것은 분명하지만 충분히 위험을 감당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 시중은행장은 "실제 아파트를 담보로 제공하고 최대한도까지 대출을 받는 고객은 10% 미만"이라며 "이들의 경우 수시로 신용상태를 점검하는 만큼 당장 담보비율을 내릴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은행들이 이처럼 담보대출한도 축소에 거부감을 나타내는 것은 자산운용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데 있다.
증시가 활황을 보이면서 기업들이 직접금융시장으로 옮겨가고 있어 가계대출 외에는 자금운용 수단이 별로 없다.
채권이나 주식투자는 위험해 보인다.
그러다 보니 당분간은 담보대출을 늘리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은행들의 생각이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