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렛팩커드(HP) 공동 창업자 후손으로 이 회사 이사회 멤버이며 대주주인 월터 휴렛은 28일 HP와 컴팩의 합병을 승인한 HP 주주총회 표결에이의를 제기하면서 재투표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휴렛은 미 델라웨어주 윌밍턴 소재 형평법 재판소에 제출한 소장에서 "HP 경영진이 편법으로 기관투자가를 꼬드겨 합병 승인을 얻어냈다"면서 "법정이 그 진상을규명해 재투표를 실시토록 하라"고 요청했다. 소장은 "기관 투자자인 도이체방크가 투표 전날까지 합병에 반대하는 입장이었으나 (경영진에 넘어가) 표결 당일에 찬성으로 급선회했다"면서 "이 과정에서 편법이 자행됐다"고 주장했다. 새너제이 머큐리 뉴스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지분율 1.31%로 HP의 11대 기관투자자인 도이체방크는 투표 전날까지 보유 2천5백만주 이상을 모두 합병 반대에 투표하려 했으나 막상 1천7백만주를 찬성 쪽으로 전격 선회시켰다. 지난 19일 실시된 투표에서는 합병 찬성이 반대를 고작 1%포인트가 채 못되는차이로 따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HP의 칼리 피오리나 회장겸 최고경영자는 "박빙이지만 충분한 표차로 이겼다"고 주장했다. 반면 휴렛은 "잠정 집계를 기준으로 졌다고 할 수 없다"면서 최악의 경우 재검표를 요구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공식 투표결과는 몇주 후 공개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경제]